안녕하세요. 최은서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대장경의 조판에는 판본을 수집해 교감하는 일 말고도 나무를 베어 썩거나 뒤틀리지 않도록 바닷물에 담가 기초 가공을 하고 경판을 만들어 한자 한자 글자를 새겨 그 위에 옻칠을 하고 방부처리를 한 후 경판 귀퉁이에 각목과 마구리를 대어 뒤틀리지 않도록 하는 수많은 공정이 포함되어있습니다.
팔만대장경의 판수는 81,258매에 이르는데 판의 앞뒤가 모두 글자가 새겨져있어 실제로는 16만면 이상을 새겼으며 이를 인출하기 위해 종이와 먹의 수급까지 포함, 소요되는 시간, 인력, 비용 등을 고려하면 팔만대장경의 제작은 실로 엄청난 규모의 사업이었습니다.
대장경의 조판에는 승려나 지식인 뿐 아니라 모든 계층의 수많은 사람들이 두루 참여, 대장경 경판마다 끝부분에 한 명에서 십여명에 이르는 시주자의 이름이 새겨져있는데 이들은 경판을 만드는 과정에서 재물의 희사한 사람들로 일반 백성에서 관리, 지식인까지 전 계층을 망라했습니다.
고려사의 기록에 최이는 사재를 기울여 대장경을 거의 반이나 조판하였고 촤항도 재산을 시주하고 일을 감독, 정안도 사재를 내어 대장경을 절반가량 조판할 것을 약속했다 하여 당대의 최고 권력층도 대장경 조판사업에 참여했음을 알수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