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지지를 얻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만약 국민들이 특정 인물을 왕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 인물이 왕위에 오르는 것은 매우 어려웠습니다. 예를 들어, 로마의 폼페이우스는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했지만, 국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해 결국 왕위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국민들이 권력을 행사하는 민주주의 국가들이 많아진 현대의 정치체제와는 달리 왕이 나라를 다스리는 전제정치 하에서는 특히 혈통이 정치권력을 쥘 수 있는 가장 큰 명분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고려시대 강조가 군사를 일으키고도 스스로 왕이 되지 않고 현종을 왕위에 올려 명분을 지키면서 자신이 권력을 차지하는 등의 사례가 나타나게 됩니다. 조선시대에도 광해군을 폐위하고 인조를 세운 반정이 있는 경우에도 새로운 왕을 세워 반란을 일으킨 세력이 명분을 유지하려고 하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결국 왕이 통치하는 정치체제 하에서는 왕가의 혈통이 왕이 될 수 있다는 명분을 지키기 위해 실질적인 권력을 가진 권력자들이 스스로 왕이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