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준영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똑같은 성문인데 왜 숭례문은 국보 제1호이고 흥인지문은 보물 제1호일까. 얼핏 보아 규모나 구조가 별로 다르지 않는데, 그렇게 정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제작연대? 규모? 많은 사람들이 국보와 보물의 차이점을 이야기하지만 사실 국보와 보물은 특별한 기준에 의해 엄격하게 구분되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옛 건축물이나 미술품 공예품들 가운데에서 역사적이거나 미술적 가치를 지닌 중요한 문화재를 보물로 지정, 국가 차원에서 관리와 보호를 하게 되는데 그 중에서 특별히 뛰어난 작품들이 국보로 지정됩니다.
‘특별히 뛰어난 작품’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명확한 수치나 명문화된 법령으로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제작 연대가 오래되었고, 그래서 그 시대의 표준이 될 수 있는 것이나 제작 기술이 특별하게 우수하여 비슷한 예를 찾아볼 수 없는 것. 그리고 워낙 역사적으로 저명한 인물이 제작하였거나 유서가 깊은 것 등이 지정 대상입니다. 다시 말해, 국보는 각 부문에서 유일한 것, 보물은 대표성을 띠는 것 중에서 지정됩니다.
남대문과 동대문의 경우도 특별히 우수성을 가름해서 국보와 보물로 나누었다기보다 일제시대 지정문화재로 조사되면서, 서울 중심의 유물부터 지정된 것이 그대로 이어진 것입니다. 또 고미술품들은 새롭게 발견되는 경우도 많은데, 뒤에 발견된 유물이 먼저 국보로 지정된 동종의 유물보다 작품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자리를 뒤바꾸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국보로서의 가치가 있더라도 보존에 곤란을 느끼지 않는 것, 예를 들어 국가 기관인 박물관에 보관된 것 등은 국보로 지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국보는 제308호까지 지정되어 있으며, 보물은 제1475호까지 지정되어 있습니다.
출처 : 문화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