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세뱃돈을 받는 문화는 언제 생겨난 걸까요?
어릴적 명절에 세배를 하고나서 세뱃돈을 주셔서 계속 받았었는데, 이게 커서 생각해보니 이런게 왜 생겼나 싶더라구요.
그냥 어른들에게 새해 인사를 드린다는 의미인 것은 알겠는데, 세뱃돈을 주는건 왜그런걸까요?
안녕하세요. 순수한오솔개144입니다.
설날 차례를 마친 뒤 아랫사람은 윗사람에게 새해 인사로 절을 올리는, 즉 세배(歲拜)를 한다. 세배는 어른이 무사히 겨울을 넘기고 새해를 맞은 것을 기념해 문안드리는 것에서 비롯됐는데, 이때 인사를 찾아온 이들에게 차례음식 등을 건네며 덕담을 주고받은 것이 현재 세뱃돈의 기원이라고 전해진다.
우리나라 문헌상으로는 조선 말기의 문신 최영년이 1925년에 낸 시집 《해동죽지》에 “옛 풍속에 설날 아침이면 어린아이들이 새 옷을 입고 새 주머니를 차고 친척과 어른들께 세배를 드린다. 그러면 어른들이 각각 돈을 주니 이를 ‘세배갑’이라 한다.”라는 내용이 있다.
세뱃돈 풍습이 생기게 된 것은 우선 중국에서 건너왔다는 설이 있다. 중국은 송나라 때부터 음력 1월 1일에 결혼하지 않은 자녀에게 ‘홍바오(紅包)’라고 부르는 붉은 봉투에 돈을 넣어 건넸는데, 이는 악귀와 불운을 물리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아랫사람이 새해 인사를 하면 윗사람이 홍바오에 돈을 넣어주며 “궁시파차이(恭喜, 돈 많이 버세요)”라는 덕담을 건네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이후 이 풍습이 일본으로 전해졌고, 일제강점기에 한국으로 들어온 것이라는 설이다. 즉, 에도시대(17~19세기) 도시 지역 중심으로 있던 ‘오도시다마(年珠)’라는 세뱃돈 풍습이 일제 치하 당시 서울 상류층 일부 가정에 전해지면서 시작됐다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우리나라의 세뱃돈 풍습은 조선 시대부터 유래된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한다. 처음에는 세배하러 온 아이들에게 떡이나 과일 등을 내주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점차 돈을 챙겨주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여성의 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조선의 양반가에서는 하인을 보내 일가친척들에게 인사를 하는 문안비(問安婢)가 있었다고 하는데, 이때 인사를 받는 쪽에서 그 하인에게 수고했다며 세배삯(歲拜賃)을 줬다는 기록이 있기도 하다.
참고로 세뱃돈 문화가 처음 시작됐을 때는 떡이나 과일 등을 주고 받았지만, 1960년대 중반부터 10원짜리 지폐를 세뱃돈으로 주기 시작했다고 한다. 세뱃돈은 주로 신권 등 깨끗한 돈으로 주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는 새해 첫날 받는 돈이기 때문에 부정타지 말고 기분 좋게 쓰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