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상담
긴 소개팅 고민입니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판단 부탁드려요.
얼마 전 10살 연상인 연구원 남과 소개팅을 했습니다. 저도 전문직이지만 계속 공부만 해왔던 분이라 혹시 만나기 전에 부담도 컸고, 욕심이 많거나 자신을 내세우기 좋아하는 분이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만나보니 오히려 겸손하고 순수한 면이 커서 놀랐습니다. 서로 아는 지인이 잘어울릴것같다며 주선해 준 자리였어요.
첫 만남에서는 조금 어색했지만, 생각보다 서로 통하는 주제들이 많아서 대화가 정말 잘 통했습니다. 가족에 대한 생각, 일에서 느끼는 보람,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 등 많은 부분에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어요. 상대방은 일의 특성상 주중에도 시간을 내서 만나는 게 어렵지 않다고 하더군요. 적당한 편안함과 설렘, 그리고 적당한 어색함이 공존하는 만남이었습니다. 그분도 비슷하게 느낀 것 같았고, 소개팅 당일 밤에는 의무적인 안부 연락이 아니라 "헬스장 가려했는데 옷을 못 챙겨 가지를 못했네요..."처럼 본인의 일상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주었는데, 그 모습이 참 귀엽게 느껴졌습니다.
다음 날, 그분은 제가 일 마치는 시간에 맞춰 5일 뒤에 한 번 더 보고 싶다고 연락을 해왔고, 그렇게 두 번째 애프터를 하게 되었습니다. 첫 만남보다 훨씬 더 편안하고 설레는 분위기였어요. 그분도 그렇게 느낀 것 같았습니다. 제가 아무래도 많이 어리다 보니 밥이나 커피 등 데이트 비용을 일체 내지 못하게 하더군요. 특히 커피를 마실 때는 자기 쿠폰이 있으니 제가 내지 말라고 하셨는데, 제가 귀여운 투정을 부리니 그것마저 귀엽게 봐주는 분위기였습니다. 결국 계산은 모두 그분이 하셨어요. 그분이 더 편해졌는지, 본인의 일 이야기와 가족에 대한 고민, 취미 등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해주셨습니다. 특히 "한 달 뒤에 같이 학회 참석하는 거 어떻냐"는 농담이나, "결혼하면 주말에는 와이프와 함께 시간을 보낼 것"이라는 구체적인 가치관을 들려주셨습니다. 본인의 친한 기혼자 형이 아이가 둘 있는데도 축구 동호회에 너무 자주 참여하는 것이 보기 좋지 않았다고 하시며, 자신은 아내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라면 축구 동호회 같은 취미 활동도 웬만하면 정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제가 편하니까 그런 이야기를 하는구나 싶었고, 저도 바랐던 면모를 이 사람이 갖고 있다는 안도감이 들면서 호감이 더욱 커졌습니다.
첫 만남부터 그랬지만, 대화할 때 서로 편안함을 느끼고 많이 웃게 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호감이 생기면 주려고 했던 작은 선물(해외 갈 때 마실 드립백 커피 몇 개)도 건넸습니다. 그분은 "난 준비한 게 없는데 감사하다", "다른 사람 안 주고 저만 먹을게요"라고 말하며 기뻐했습니다.
그리고 그분이 당장 이틀 뒤에 가야 하는 해회학회의 비행기표 말고는 아무것도 준비한 게 없다면서 저에게 "어떡하지... 뭐 해야 하지...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묻더군요. 확실히 P 성향이라 그래온 것 같은데, 제가 그러면 불안하지 않냐고 물었더니 그분은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요?" 하면서도 또 제 말을 듣고 불안했는지 본인 핸드폰으로 막 패스, 환전 등을 검색하며 "이렇게 하는 거 맞냐?"고 저에게 들이미는 게 너무 귀여웠습니다. 저에게 믿음이 가니까 이런 행동을 하는 건가 싶기도 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그분이 속한 연구원에 계신 유명한 교수를 안다고 놀라는 척을 했더니 그분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지시더군요. 그러더니 자기 일 이야기를 신나게 주절주절 늘어놓으시다가 농담으로 "한 달 뒤에 나 가는 학회 같이 가요"라는 제안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모습이 참 귀엽게 느껴졌어요. 시간이 늦어 제가 먼저 일어나자고 했고, 지하철 방향이 반대였는데도 그분이 제가 타는 곳까지 바래다주고 헤어졌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마주 보고 이야기할 때는 그렇게 편하고 즐거운데, 나란히 걸을 때는 또 어색해서 한마디도 못 하겠더군요.
사실 고민은 여기부터입니다.
사실 그분은 이번 주말부터 해외로 2주간 학회를 다녀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두 번째 만남에서 사귀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서로 관계를 확실히 하는 뭔가가 있을까 기대했는데 그런 건 없었습니다. 학회 후에 보자고만 하고 헤어졌고, 그날 저녁 안부 이후로는 연락이 없는 상태입니다.
그분은 일의 특성상 인간관계가 한정적이고, 내향적이고 소극적인 편이라고 합니다. ISTP 성향이라고 하더군요. 본인도 여러 관계를 만드는 데 피곤함을 느낀다고 하셨어요. 함께 있을 때도 제가 많이 어리지만, 그분이 배려상 너무 제 의견만 물어 제가 리드하게 되는 상황도 꽤 생기더군요. 연락 문제도 이런 부분 때문인 것 같은데, 만나고 헤어진 날 저녁 안부와 약속 잡을 때 외에는 연락이 없습니다. 만날 때는 이 사람도 호감을 느끼는 것 같지만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편이고, 연락은 더욱 말없는 분이라 속을 알 수가 없어서 답답합니다. 제가 많이 어려서 그냥 예의상 두 번 만난 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상대방이 나이가 있고 굉장히 신중하고 느린 편이라 연락 문제야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은 하는데, 만날 때는 분위기가 좋고 헤어지고 나면 잘 모르겠고 그러네요. 2주간의 긴 학회 기간 동안 연락도 거의 없을 텐데, 이 관계를 긍정적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이어나가도 될지 고민이 됩니다. 저희 형부는 "공부만 한 남자들이 여자를 잘 모른다"며, "2주 기다려봐라, 몇 없는 기회다"라고 조언해주셨는데, 과연 그럴까요? 제가 이 관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나아가야 할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2개의 답변이 있어요!
이렇게 길게 적으시면 답변 잘 안해줘요 뭐 그냥 그렇다고요 일단 저는 글 다 읽어봤고요
형부가 말씀해 주셨듯이 여자를 모르는 사람일수도 있고요 아니면 여자를 너무 잘 아는 사람일수도 있어요
그래서 일부러 연락을 안하는 걸수도 있어요 일부러 연락 안하면 여자쪽에서는 안절부절 하면서 기다리게 되있으니까요
말그대로 자기를 더 좋아하게 만드려는 수작인거죠 뭐 이 남자가 그렇다는건 아니고요 그럴 가능성도 있다는 거에요
사람이란건 모르는 존재거든요 이 사람은 참 착할거 같다 라고 생각했는데 집에서는 개차반이고 이럴 가능성은
있는 거니까요 말그대로 사람은 너무 믿으면 안돼는 존재고 나의 가족도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솔직히 모르는데
이제 두번 만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는 더더욱이 알 수 없는겁니다 일단 2주 뒤에 더 만나보세요
그리고 그 사람을 소개해준 지인한테도 많이 물어보세요 그 사람에 대해서요 어떤 사람인지
한결같은 사람인지 그리고 정말로 여자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질문자님이 리드를 해야될 가능성이
아주 높을겁니다 이걸 감안하면서도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계속해서 만나시면 될 거 같아요
아마 사귀자는 말도 질문자님이 하고 결혼하자는 말도 질문자님이 해야될 수 있어요 신중히 생각해 보셔야겠죠
이게 싫다면 이 관계를 끊으셔야 겠고요 연구원 이라면 직업도 좋고 결혼 상대로는 정말 좋을거 같은데
장점과 단점을 비교해보고 장점이 더 크다면 그걸 택해서 좋은 방향으로 가는게 좋을거라고 보고요
물론 무조건 사귀게 된다는 보장은 없기때문에 너무 김칫국을 먼저 드시는건 안되고요 더 말을 하고 싶지만
너무 길어지는거 같아서 이만 줄입니다.
예의만으로 두번 만나고 저런 감정을 보여주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연애에 있어서 속도는 다를 수 있지만, 감정의 진실성은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지금은 너무 앞서서 결론 내리기 보다는 기다림과 가벼운 표현 정도가 적절한 때이지 않나 싶어요. 너무 조바심 내면은 내 진심까지 흐려지거든요. 나이나 속도나 연락스타일이 다르더라도 진심이 있으시다면 결국 전달은 되시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