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준영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후삼국을 통일한 왕건에게는 큰 고민거리가 있었어요. 아직 왕권은 강하지 못한 상태인데 각 지방에는 힘센 호족들이 있었거든요.
이 호족들을 잘 다스리면서 왕권을 강화할 방법을 찾아야 했어요.
왕건이 선택한 방법은 결혼이었어요. 호족의 딸들과 결혼을 하여 친척 관계를 맺는 것이지요. 그리하여 태조는 무려 29명의 부인을 거느리게 되었어요.
태조의 부인은 신혜 왕후와 장화 왕후 2명을 제외하면 모두 정략결혼이었죠. 정략결혼이란 자신의 이익이나 목적을 위해 결혼을 하는 것을 말해요.
부인들의 출신 지역은 왕건의 지지 기반이 확실한 개경을 제외하고 골고루 퍼져 있었는데, 특히 황해도가 아홉 명으로 가장 많았어요.
황해도가 고려 건국에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아직 지지 기반이 약한 탓도 있었거든요.
다시 말해 왕건이 29명의 부인을 두었다는 건 그만큼 견제해야 할 호족들의 수가 많았고, 왕의 권력이 약했다는 뜻이에요.
왕건은 29명의 부인에게서 무려 아들 25명, 딸 9명을 두었어요.
그뿐만이 아니었어요. 왕건은 어머니가 다른 자식들을 서로 결혼시켜 사돈 관계를 맺게 했어요.
그야말로 얽히고설킨 관계였지만 왕건은 이를 통해 왕권과 나라를 안정시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일은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화가 되어 돌아왔어요. 태조 왕건이 죽은 후 왕건의 자식들이 서로 왕위를 차지하겠다고 싸우는 일이 발생했거든요.
왕건이 죽은 후 각 호족들은 자신과 혈연관계에 있는 왕자를 왕위에 올리기 위해 저마다 수를 썼고, 이로 인해 고려 왕실은 한동안 큰 혼란에 빠졌어요.
이 때문에 태조의 뒤를 이은 2대 혜종과 3대 정종도 권력 다툼의 희생양이 되어야 했답니다
출처 : 생방송 한국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