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곳곳에 촛불을 켜 두면 담배 냄새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게 일종의 생활상식처럼 전해 오고 있다. 정말로 촛불이 담배 냄새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는 것일까. 사실 촛불을 몇 개 켜 놓는다고 집안에서 담배 냄새가 싹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비흡연자의 코가 차이를 느낄 수 있을 정도의 효과를 발휘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촛불의 담배 냄새 제거 능력을 초가 불완전 연소하면서 발생되는 그을음에서 찾고 있다. 실제 초는 완전 연소를 하지 못해 눈에 보이든 안보이든 어느 정도의 그을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그을음의 구성 성분이 바로 잡냄새 제거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는 숯과 같은 다공성 탄소 알갱이다. 즉 초를 켜면 다공성 탄소 알갱이가 확산되면서 공기 중의 냄새 입자들을 흡착, 담배 냄새를 제거한다는 것이다. 마치 냉장고 속에 활성탄이나 숯 덩어리를 넣어 두면 음식 냄새가 사라지는 원리와 같다. 또한 초가 연소할 때 산소도 소모되지만 공기 중에 섞여 있는 냄새 입자들도 일부가 함께 연소되기 때문에 촛불이 없는 상태보다는 냄새가 덜 날 수밖에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양파를 썰 때 촛불을 옆에 켜 놓으면 눈이 맵지 않은 것도 양파의 자극적 냄새의 원인인 ‘이황화프로필알릴’과 ‘황화알릴’이 초의 그을음에 의해 제거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