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임지애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오키나와현 사람들이 일본 정부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가 궁금하군요.
군 기지의 전면 철수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요구이기 때문에, 오키나와 주민들은 '그렇다면 미군기지를 본토로 이전하라'고 하며 현외이설론(県外移設論)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야 평등하지 않느냐는 얘기인데, 이에 대한 미국이나 일본 본토의 반응은 냉담하기 짝이 없습니다. 미국 입장에선 일본 전체의 여론도 아닌 일개 지자체인 오키나와현의 반대에 귀를 기울일 여유가 별로 없고, 또 오키나와만이 가지고 있는 지정학적 중요성을 놓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일본의 수많은 내각 총리가 이 오키나와 미군기지 문제로 인해 지지율과 상관없이 실각했습니다. 한국에 알려진 최근 사례가 후텐마 기지의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고 집권했지만 이에 실패해 실각한 하토야마 유키오다. 그만큼 미국은 이 오키나와의 미군 기지를 다른 어떤 미군의 해외기지와도 다른 수준으로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일본 정부는 미군 기지로 인한 평화와 안전 보장이라는 수혜는 누릴 수 있어도 미군 기지로 인한 현실적인 피해와 불이익은 거부한다는 태도를 암암리에 고수하고, 미군 기지의 존재로 인한 피해와 불편은 오키나와에 떠넘기고 있습니다. 일본의 미군기지 중 절대다수가 오키나와에 있기 때문에 주민들의 피해가 극심하다. 이런 상태에서 오키나와의 미군 기지 문제에 대해 계속 주민의 의향을 무시하고 접근하는 일본 정부의 태도와 모르쇠로 일관하는 본토 주민들의 태도는 오키나와 주민들에게 피차별 의식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이런 불평등과 차별 때문에 오키나와 주민들 사이에서는 일본 본토(정부)에 대한 반감이 암암리에 존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