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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경하사(干卿何事)
【뜻풀이】쓸데없이 남의 일에 참견하는 사람을 비웃을 때 쓰는 말이다.
【출전】<남당서(南唐書)․풍연사전>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오대 때 강남에 위치한 남당南唐에서는 이름난 시인들이 몇 사람 배출되었다. 2대 황제 이경李璟, 3대 황제 이욱李煜(937~978), 재상 풍연사馮延巳(903~960) 그리고 성언웅․서현 등이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경의 사詞는 오늘날까지 전해 오는 작품이 5수 있는데 <탄파완계사破浣溪沙> (<산화자山花子>라고도 함)가 대표작이다. 이것은 깊은 밤, 먼 변방의 싸움터에서 고생하는 남편을 그리는 여인의 심정을 읊은 시인데, 거기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보슬비에 꿈을 깨니 닭 울음소리 아득하고 작은 누대에 울어 예는 옥피리 소리 차가워라. 細雨夢回鷄塞遠 小樓吹徹玉笙寒”
<설랑재일기(雪浪齋日記)>의 기록에 따르면 송나라 때의 학자인 왕안석王安石은 이 두 구절을 가리켜 강남사江南詞 가운데 가장 훌륭한 문구라고 칭찬했다고 한다.
풍연사의 작품은 전해져 내려오는 것이 비교적 많은 편이다. 그중 <알금문謁金門>이라는 작품 역시 님 생각에 애끓는 여인의 심정을 그린 것이다. 작품에 “봄바람 문득 불어와 연못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킨다. 風乍起 吹皺一池春水”는 구절이 들어 있다. 이에 <탄파완계사>의 작자인 황제 이경이 풍연사를 보고 “연못에 잔물결이 이는 것이 경과 무슨 상관이란 말이오? 吹皺一池春水 干卿何事” 하고 농담을 건네자 풍연사도 “폐하께옵서도 <작은 누대에 울어 예는 옥피리 소리 차가워라. 小樓吹徹玉笙寒>라는 글귀를 짓지 않으셨습니까?”라며 농담으로 받아넘겼다고 한다.
이리하여 “경과 무슨 상관인가?” 또는 “그대와 무슨 상관인가?”라는 뜻으로서 간경하사가 나중에 성어로 되었다. 간경심사干卿甚事 또는 간경저사干卿底事, 저사간경底事干卿이라고도 한다.
출처: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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