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과학전문가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나라 산성비의 산도는 탈모를 유발할 정도로 높지 않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비의 평균 수소이온 농도(pH)는 4.9로 약 산성비에 해당합니다. pH가 낮을수록 산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오히려 샴푸의 산성도가 평균 pH 3 정도로 산성비보다 산성이 강합니다. 산성비를 맞아 머리가 빠진다면 시중에 판매하는 샴푸를 사용한 사람도 탈모를 겪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비를 맞고 다녀도 문제가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빗물 자체가 두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건 사실이기 때문이지요. 특히 여름철에는 높은 온도·습도로 인해 두피와 모발에 땀, 각질, 피지가 많이 생성되고 왁스, 헤어스프레이 등 잔여물도 가득합니다. 그런데 이 상태에서 비를 맞으면 빗속의 미세먼지와 오염물질이 두피 잔여물과 함께 엉켜 모낭 입구를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피지 배출이 어려워지면서 탈모가 촉진됩니다. 비를 맞아 습해진 두피는 박테리아 균이 번식하기 좋은 조건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