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주연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상업과 수공업이 발달하려면 일단 그 물건을 살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당연히 사람이 살면서 사고 파는 일이야 항상 있는 것이지만, 중요한 것은 "수요와 공급의 규모"죠. 대동법 이전에는 이 규모가 아주 작았습니다.
대동법 이전에는 공납이라고 해서, 나라에서 필요한 물건을 그냥 직접 거둬갔습니다. 어떤 지방에 종이가 특산물이면 나라에서 매년 일정량의 종이를 그냥 거둬간 것이죠. 수공업자들 입장에서 보면 돈도 안주고 그냥 가져가는 셈입니다. 물론 공납 물품 말고 나머지는 사고팔고 했지만 어쨌든 그냥 뜯기는(?) 규모도 무시못합니다.
그런데 대동법이 실시되면서 수공업자들에게 정당하게 돈을 주고 물건을 나라에서 대량으로 사가는 시스템이 생겨납니다. 수공업자들도 매년 정해진 물량만큼 생산하면 그만큼 돈을 받을 수 있게 되었으니 그만큼 시장이 커진 것이죠. 그리고 그렇게 받은 돈으로 생활하면서 쓸 것이고, 그만큼 소비가 많아지면 수요와 공급이 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