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정현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사산 왕조란 말 그대로 왕가인 사산 가문을 가리키는 말이다. 당대에 쓰인 국호는 'Ērānshahr'였는데, 파흘라비어(중세 페르시아어)로 '아리아인/이란인의(Ērān) 영역(shahr)'이라는 뜻이다. 이는 오늘날 '이란'의 어원이기도 하므로, 사산 왕조의 역사는 이란의 민족사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슬람교의 도래 이후 페르시아인들이 정치-군사 부문에서 주도권을 잃고 아랍인에서 튀르크인, 몽골인 등 수많은 이민족들이 유입되었지만, 사산 왕조 시대에 형성된 이란이라는 강력한 정체성은 사라지지 않았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페르시아 문화는 전근대 시대 내내 서아시아 지역에서 지배적인 지위를 누렸으므로, 사산 왕조의 역사적 중요성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