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의 과학성은 한마디로 대단히 복잡한 발효과정으로 만들어지는 식품이라는 데서 증명된다. 현재까지 알려진 김치의 담금 원리는 양념류가 삼투압에 의해 수분이 교환되고 배출되는 것이다. 이러한 작용을 통해 채소의 풋내도 없어지며 미생물과 효소가 작용하여 김치류가 숙성된다.
발효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생물의 작용이다. 저염으로 담근 김치의 경우 발효되면서 김치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곰팡이나 효모가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미생물의 발효는 김치의 성능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김치 발효 초기에는 주로 류코스노토 메산트로이드라는 세균이 자라는데 이 균은 적산과 초산을 동시에 생산하는 세균으로 수소이온농도(pH) 4.8 이하에서는 잘 자라지 못한다. 수소이온농도가 낮아지면 젖산만 생산하는 락토바실러스 프란타룸이 자라면서 김치가 시어져 맛이 떨어진다.
김치의 숙성에 가장 중요한 젖산균은 공기 중의 산소를 이용하는 호흡능력이 없는 혐기성 세균이다. 젖산균은 일반 세균에 비해 영양이 풍부한 환경에서만 번식할 수 있는데 김치를 항아리에 담을 때 내부에 공기가 남지 않도록 하는 이유는 산소를 이용하는 미생물이 번식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소금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소금은 삼투압에 의해 절임과정을 유도하고 김치의 맛과 질감을 좌우하며 장기적인 보존에 크게 기여한다. 채소를 소금에 절이면 침투작용에 의해 채소의 수분이 나오는 탈수가 일어난다. 채소에 들어 있던 미생물도 소금의 삼투작용으로 활동을 정지한다. 일반적으로 10퍼센트의 소금물이 되면 미생물이 죽거나 효소의 작용이 둔해진다.
그러나 소금의 작용에 의해 생성된 산(酸)뿐만 아니라 양념류도 미생물의 살균활동을 저지시키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식염 농도는 낮아도 염과 산의 상승 효과에 의해 방부력이 강해진다. 산이 많은 경우 소금을 적게 사용해도 김치가 잘 숙성하는 경우가 이 때문이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