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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가 처음 건국되고 나서는 지방에 대한 지배권은 호족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지방관도 파견되지 않았죠. 성종 때 처음으로 12목이 설치되고 지방관이 파견될 정도입니다. 그리고 현종대 와서 5도 양계 체제가 정비됩니다. 그러나 고려는 조선과 다르게 모든 군현에 지방관을 파견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지방관이 파견되지 않은 군현이 더 많았죠. 따라서 지방관이 파견된 군, 현을 주군과 주현으로 해서 주변의 몇개의 속군, 속현, 그리고 향, 소, 부곡까지 관리하는 행정 체제입니다.
결국 주군, 주현과 다르게 속군, 속현 등에서는 지역 토착 세력(호족)인 향리의 역할이 컸습니다. 이들은 수령을 대신하여 향촌을 교화하고 실질적으로 지배했습니다. 그리고 정부에서는 이들에게 직역의 대가로 외역전을 지급하였습니다. 특히 상층 향리(호장층)는 과거를 통해 중앙으로 진출하여 귀족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고려 시대 향리는 향촌에서 막강한 권력을 지녔으나, 조선 시대에는 모든 군현에 지방관(수령)이 파견되면서 이들은 수령을 보좌하는 아전으로 전락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