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준영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한국·중국에서 발생한 고사성어는 〈어부지리〉처럼 4자 성어가 대부분이지만, 단순한 단어로서 예사롭게 쓰는 〈완벽〉이나 벼슬에서 물러난다는 〈계관〉, 도둑을 뜻하는 〈녹림〉 등도 고사성어에 속한다. 또 흔히 쓰는 〈등용문〉 〈미망인〉과 같은 3자 성어도 있으며, 아예 8자, 9자로 된 긴 성구도 있다.
한국에서 발생한 고사성어 역시 4자 성어가 많다. 그 출처는 《삼국유사》 《삼국사기》 등의 역사서, 《춘향전》 《구운몽》과 같은 구소설, 《순오지》와 같은 속담집 등이다. 이 중 우리가 흔히 쓰는 말은 〈오비이락〉 〈적반하장〉 〈초록동색〉 〈함흥차사〉 〈홍익인간〉 등이다. 그러나 우리가 속담처럼 쓰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 〈언 발에 오줌누기〉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 등과 같은 말도 모두 한자(漢字)로 된 성어에서 나온 말이다. 또 스승보다 낫다는 뜻의 중국 고사성어 〈청출어람〉을 한국에서는 나중 난 뿔이 우뚝하다는 〈후생각고〉로 표현하여 흥미롭다.
한국에서 쓰이는 중국 고사성어는 270가지 정도이다. 이 성어들은 중국의 역사와 고전, 또는 시가(詩歌)에서 나온 말이 대부분이며, 그 전거만 해도 70 남짓한 문헌과 200명 정도에 이르는 인물이 관련되어 있다. 〈일망타진〉 〈일거양득〉 〈천고마비〉 〈방약무인〉 〈배수진〉 〈조강지처〉 〈오리무중〉 〈철면피〉 〈천리안〉 등 쉽게 쓰는 말도 중국의 역사에서 나온 성어이다. 또 〈전전긍긍〉 〈유언비어〉 〈대기만성〉 〈자포자기〉 등은《논어》등의 고전에서, 〈고희〉 〈청천벽력〉 등은 시가에서 나온 성어이다.
서양의 고사성어 역시 신화·역사·문예·종교 등에서 나온 말이 많으며, 이 중 더러는 금언·격언·명언·잠언 등으로 높임을 받아,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많이 인용된다. 〈제왕절개〉 〈태산명동서일필〉 〈백일천하〉 〈정상회담〉 등 한자어로 번역된 성어와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 〈기하학에 왕도(王道) 없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루비콘강을 건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등은 서양의 역사, 또는 역사적 인물에 의해서 만들어진 성어이다. 또 《베니스의 상인》 《위험한 관계》 《악의 꽃》 《지킬 박사와 하이드》 《25시》등의 작품명은 상징적인 성어로 변하여 많이 쓰인다. 이밖에 〈금단의 열매〉 〈카인의 후예〉 〈소돔과 고모라〉 〈쿠오바디스〉 등은 성서에서, 〈판도라의 상자〉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시지푸스의 바위〉 등은 신화에서 나온 성어이다.
출처 : 두산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