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열탈진 이후 증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 단순한 체력 문제로 보기보다는 조금 더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열탈진(heat exhaustion)은 단순히 '더위를 먹은 것'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한 발한과 탈수, 전해질 불균형이 동반되며, 이 과정에서 자율신경계가 일시적으로 교란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자율신경계는 혈압 조절, 심박수, 체온 조절 등을 담당하기 때문에, 이것이 제대로 회복되지 않으면 머리가 띵하거나 어지러운 느낌, 갑자기 움직일 때 핑 도는 증상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혈압이 150에서 120으로 내려간 것도 맥락상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기존 혈압이 높은 상태에서 열탈진 이후 혈압이 떨어졌다면, 기립성 저혈압(갑자기 움직이거나 일어설 때 혈압이 순간적으로 더 떨어지는 현상)이 어지럼증의 원인 중 하나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복용 중인 항우울제나 수면유도제 계열 약물 중 일부도 기립성 저혈압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어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급성 장염까지 겹쳤다면 탈수와 전해질 손실이 더해져 회복이 더뎌졌을 수 있습니다. 현재도 수분과 전해질 섭취가 충분하지 않으면 증상이 지속되기 쉽습니다.
일을 그만둘 필요까지는 지금 단계에서 단정하기 어렵지만, 갑자기 중심을 못 잡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낙상이나 사고 위험이 있어 그냥 두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우선 내과 진료를 통해 기립성 혈압 측정, 기본 혈액검사(전해질, 빈혈 여부 포함), 그리고 현재 복용 중인 약물과의 상호작용을 확인하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열탈진 이후 한 달이 지나도록 증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자연 회복을 기다리기보다 원인을 짚어보는 것이 맞는 순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