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송종민 과학전문가입니다.
빅뱅 이전에는 과연 무엇이 있었을까? 현재 빅뱅의 비밀을 밝혀 줄 차세대 관측 장비가 한창 건설 중에 있다. 현재의 장비로는 빅뱅 후 30만년(원자가 형성되기 시작한 시점)에 방출된 마이크로 복사파만을 감지할 수 있을 뿐이다. 빅뱅 초기에 방출된 복사는 너무 뜨겁고 무작위라서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
그러나 다른 형태의 복사를 관측하여 빅뱅에 접근하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어 뉴트리노를 추적하면 거의 빅뱅이 일어났던 시점까지 접근할 수 있다. 뉴트리노는 질량이 없거나 있더라도 거의 무시할 정도라 다른 입자와 상호작용을 하지 않기 때문에 태양계 크기의 납덩어리를 아무렇지 않게 통과할 정도로 투과성이 뛰어나다. 뉴트리노 복사는 우리를 빅뱅 후 몇 초가 지난 시점까지 데려다 줄 것이다.
2015년에는 빅뱅의 순간에 발생했던 중력파를 감지하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위성이 발사될 예정이다. 지구에서 4,800만 킬로미터 떨어진 태양 주변 궤도를 공전하는 세 개의 위성으로 이루어진 LISA(Laser Interferometer Space Antenna) 프로젝트는 서로 480만 킬로미터의 거리를 두고 삼각 대형을 이룬 채 공전하도록 설계되었으며, 각 위성은 레이저빔을 통해 서로 연결된다. 이 프로젝트가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과학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관측 장비가 될 것이다. 이 위성에 탑재될 감지기는 빅뱅이 일어나고 수조 분의 1초 후에 방출된 중력파까지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하다. 빅뱅 때 발생한 중력파가 아직도 우주를 떠돌고 있다면 위성에서 발사된 레이저빔을 교란시킬 것이고, 이것을 정밀하게 분석하면 갓 태어난 아기우주의 사진을 재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