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에서 여성의 타자성 개념은 비단 여성뿐만 아니라 모든 소수자 집단에도 적용이 가능한 개념일까요?
안녕하세요. 박에녹 전문가입니다.시몬 드 보부아르는 제2의 성에서 여성이 역사적으로 남성에 의해 타자로 규정되었다고 주장합니다. 남성이 보편적이고 중립적인 주체로 자리잡은 반면 여성은 상대적이고 부차적인 존재로 인식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타자성 개념은 단순히 여성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사회에서 소수자로 취급받는 다양한 집단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종적 측면에서 백인이 보편적 인간으로 간주되는 반면, 유색인종은 주변적인 타자로 규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프란츠 파농은 검은 피부, 하얀 가면에서 식민지 주민이 백인의 시선 속에서 열등한 존재로 형성되는 과정을 분석하며 이는 보부아르의 여성 타자성과 유사한 구조를 가집니다. 마찬가지로 성소수자는 이성애 중심 사회에서 정상성의 바깥에 위치하며 비정상적인 존재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디스 버틀러는 젠더 트러블에서 젠더가 사회적으로 구성된다고 주장하며 보부아르의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라는 말과 연결되는 논의를 전개했습니다. 계급적으로도 타자성 개념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부르주아 계급이 사회의 중심을 차지하면서 노동자 계급은 주변적인 존재로 밀려나는 구조를 보입니다. 이는 카를 마르크스와 프레드리히 엥겔스가 분석한 계급 투쟁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이처럼 보부아르가 말한 타자성 개념은 성별 문제를 넘어 사회 전반의 지배-종속관계를 설명하는 도구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결국 보부아르의 타자성 개념은 현대 페미니즘 뿐만 아니라 탈식민주의 퀴어이론, 계급분석 등 다양한 사회비판적 담론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이는 여성이 역사적으로 경험해 온 타자성이 단순히 개별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권력 구조 속에서 반복되는 보편적인 현상임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