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정신적으로 어떤 상태인지 알고싶어요
25살 먹은 청년입니다.
저는 어릴 때 부터 강압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오면서,
"착해야한다, 욕하지마라, 존댓말을 꼭 하고다녀라, 대들지마라, 남자는 울면 안됀다" 같은 말을 들으며 자라왔습니다. 게다가 어머니는 우울증과 그로인한 알코올 중독이 있으셨고 술에 취하시면 토하시고 때리는 경우도 있었고 중독이 많이 심하신지 몰래 나가서 외상으로 술을 사오셔서 드시고 그 덕분에 집은 언제나 무서운 아버지와 술냄새가 나는 그런 곳 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가끔씩 술 이야기로 싸우시기도 했어요.
이런 환경 때문인지, 초등학생 때 부터 철이 들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우리가 잘 못사는 집 인것도 일찍 깨달아서 초등학생부터 용돈을 받아도 여름에 음로수나 겨울에 어묵이나 사먹는 경우도 덜했고, 가족들을 위해 기념일을 챙기는데에 돈을 써왔습니다.
그러다가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모든게 버거웠습니다.
그래도 챙길건 챙기면서 공부에 잠시 손을 놓고 지내다가 뒤늦게 중3 막바지에 공부에 다시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하지만 중학생 때 놀아서 저는 고등학교 수준의 교육이 참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뭐라도 해보고 싶어서 어렵사리 아버지께 물어보았습니다. 중학교 수준부터 다시 공부해야해서 문제집을 사야할 것 같다고 애기하니 그게 무슨 개같은 소리냐며 사주지 않으셨고 알바라도 해서 사야겠다고 했더니 안됀다고 하셨습니다. 막막했습니다. 도서관에서 책도 한달에 10권씩 읽고 상도 여러가지 받기위해서 노럭해보고 내가 하고싶은 장래희망을 위해 주 과목도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오랜시간 끝에 40장 넘게 상도 받고 주과목도 1등급을 끝내 받았습니다. 너무 너무 기뻤어요. 그래도 다른 과목은 목표치를 채우지 못했지만 좋았습니다. 이렇게 하는동안 다양한것도 도전했습니다. 어머니가 술을 서서히 끊을 수 있게하기, 동생만이라도 기념일 좋은 선물이라도 주어서 추억 좋은거 쌓게 해주기, 힘든분 있으면 지나치지 말고 도와주기, 자소서 소개 연습 동아리에 가서 연습하기, 소심한 성격을 조금이라도 고치기 위해서 빌표대회에 나가보기 등 여러가지를 3년동안 했었습니다. 특히 발표대회 때는 발표가 끝나고 다리에 힘이 풀리더라구요. 이렇게 노력을 했지만 지난 중학교에서 공부를 안한게 커서 평균 성적이 높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정도면 아버지가 칭찬해주실 정도는 되는 줄 알았는데. 아버지는 이런게 무슨 소용이냐 상은 최우수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 는 식으로 애기하시곤 했습니다. 기분이 먹먹했는데 그래도 지방대라도 가야겠단 마음으로 돌아다니고 끝내 합격했었습니다. 그런데 졸업식 후에 집으로 돌아가는데 돈이 어쩌다가 못구해서 등록금도 못 낼것 같다고 애기 하시더라구요. 머리가 새하애지는 기분이었고 울것 같았는데 혹여나 들킬까봐 먼저 앞에 걸어가면서 괜찮다고 했습니다. 사실 아니었습니다. 이럴거면 기술을 배웠지 이럴거면 알바는 하게 해주시지 맨날 안된다고 하면서 이렇게 해도 되는건가? 하지만 부모님도 힘드실텐데 같은 감정과 생각이 가득한채로 집에 도착하고 방에서 홀로 내가 했던 노력이 쓸모 없었구나 아파도 괜찮다고 하고 옷이 좀 해져도 아니 이정도면 입을만 하다고 하고 내가 괜찮다고 하면서 버텨온 시간이 의미가 없구나 하면서 가끔씩 알바하고 하며 5년이 지났습니다. 내가 뭘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그 졸업식 이후 너무 부끄러워서 친구들의 모든 연락도 끊었습니다. 지난 시간동안 외롭고 힘들고 죽고싶은적도 많았어요. 그런데 이런 고민을 들어줄 사람은 집에 있는 제 가족은 없는거 같아요. 아버지는 여전히 가부장적이시며 지난 일들의 제게 하신 험한말은 기억도 못하시고 어머니는 술은 겨우 끊으셨지만 못 믿겠고 동생은 저보다 자유롭게 자란 덕분인지 자기중심적인 사람이니까요.
사실 이 앱도 우연히 봐서 익명으로 이렇게 하소연이라도 하면 내 상태가 어떤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답을 알 수 있을까 해서 올려봤어요. 전 어찌해야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