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가양 대표변호사 부석준입니다.
사회초년생으로서 첫 직장에 대한 부푼 기대를 안고 시작한 일이 보이스피싱 범죄였다니, 그 배신감과 두려움이 얼마나 크실지 감히 짐작조차 어렵습니다. 현재 재판이 막바지인 1월 15일을 향해 가고 있어 시간이 매우 촉박한 상황이나, 최근 사기꾼에게 다시 연락이 왔다는 사실은 질문자님께 천운과도 같은 기회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질문자님이 범죄 수익을 나누는 조직원이 아니라, 그저 이용당하고 버려지는 '소모품'이었음을 증명할 수 있는 강력한 정황 증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즉시 해당 카카오톡 대화 내용, 문자, 발신 번호 등을 모두 캡처하여 저장해 두시고, 변호인 의견서나 탄원서 형식으로 "피고인(본인)이 재판을 받는 중임에도 불구하고 모집책은 번호를 바꿔가며 또다시 접근해 왔다. 이는 본인이 철저히 기망당하여 이용된 피해자임을 보여주는 것이다"라는 점을 재판부에 강력히 어필하셔야 합니다. 이는 판사님이 피고인의 범죄 고의성이 약했다고 판단하여 형량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재판부는 보이스피싱 사건에서 '피해 회복(합의)' 여부를 양형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데, 현재 피해자 연락처를 알 수 없어 막막하시다면 법원의 제도를 적극 활용하셔야 합니다. 우선 법원에 '피해자 변제 및 합의를 위한 인적사항 열람 신청'을 하여 재판부가 피해자에게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밟으시고, 만약 피해자가 거부하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다면 '형사공탁' 제도를 이용하십시오. 2022년 12월부터 법이 개정되어 피해자의 주민등록번호나 연락처를 몰라도 사건번호와 피해자 식별 번호만 있으면 법원에 합의금을 맡길 수 있습니다. 공탁을 걸면 법원은 피고인이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판단하여 합의에 준하는 선처를 해주는 경우가 많으니, 마지막 재판 전까지 반드시 공탁 절차를 마무리하고 공탁서를 제출하셔야 합니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고 해서 인생 전체가 무너지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상황에서 최선은 실형을 피하고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받아내는 것입니다. 벌금형이나 집행유예가 나오더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형의 실효가 되어 일반 사기업 취업 시 범죄 경력이 조회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지금은 너무 먼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당장 눈앞의 재판에서 형량을 최소화하는 것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이력서를 보고 먼저 연락이 왔고 정상적인 채용 절차인 줄 알았다"는 점과 "수익이 단순 아르바이트 급여 수준이었다"는 점을 들어 확정적 고의가 없었음을 끝까지 주장하시고, 당장 내일이라도 법원 민원실을 통해 형사공탁 절차를 진행하여 재판부에 반성의 진정성을 보여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