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민혁 의사입니다.
질문하신 내용은 상당히 흥미로운 주제인데요. 일반적으로 대장과 직장은 상재균이 많고 통과하는 내용물의 특성상 감염의 위험이 높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대장과 직장에는 점액질 물질로 이루어진 두꺼운 점막층이 있어 내용물과 점막이 직접 접촉하지 않습니다. 또한 상재하는 정상세균총이 병원균의 과도한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죠.
아울러 대장에서는 연동운동을 통해 내용물을 빠르게 통과시키기 때문에 병원체가 점막에 부착하거나 증식할 시간이 충분치 않습니다.
반면 항문 주위 피부는 대장 점막과 달리 병원체에 매우 취약한 편입니다. 피부 장벽이 약하고 주위 환경이 습한 경우가 많아 세균, 진균 감염이 잘 발생하죠.
특히 항문 점막은 알코올이나 약물이 흡수되기에 좋은 구조를 갖추고 있어 직장투여 시 매우 빠른 흡수를 보입니다.
또한 항문은 괄약근으로 인해 내용물의 정체가 발생하기 쉬운 구조인데, 이로 인해 병원체가 점막에 부착하고 감염을 일으킬 위험이 높아지게 됩니다.
즉, 대장 점막 자체는 감염에 대한 방어기전을 갖추고 있지만, 항문 부위는 상대적으로 감염의 위험이 높다고 볼 수 있겠네요.
평소 항문 위생을 청결히 유지하고, 변비 등으로 배변습관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항문 감염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