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소원 소아청소년과 의사입니다.
아이들이 난감한 질문을 던질 때마다
저는 옛날 동화 중에서 <달을 가지고 싶어하는 공주님>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이야기는 일방적으로 달이 가지고 싶다며 시름시름 앓기까지 하는 어린 공주님 때문에
온 나라가 난리가 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모두가 과학적으로, 이론적으로 달을 가져오는 방법이 불가능함을 고민하던 그 때
한 광대가 공주에게 오히려 이렇게 물어봅니다.
<달의 크기는 얼마나 될까요? 달은 무얼로 만들어졌을까요?>라고.
그랬더니 공주의 대답은
자기가 손톱으로 재어보니 달은 손톱 반 정도 크기이며 반짝이는 은으로만들어 졌다 대답하죠.
광대는 즉시 달모양의 은목걸이를 만들어 공주 목에 걸어줍니다.
그러나 밤이 되자 또 온나라가 걱정하기 시작하죠
밤에 또 달이 뜰텐데 공주는 분명 자신을 속였다며 다시 누워버릴 것이라고
커다란 커튼을 얼른 제작해서 공주가 밤하늘을 보지 못하게 해야한다고...
그러나 광대는 오히려 밤하늘을 공주에게 보여주며
<왜 달을 드렸는데 저기 또 달이 있을까요>라고 물어봅니다.
공주는 아무렇지 않게 <이빨이 빠지면 새로운 이빨이 나듯이 또 달이 자란거지>라고 대답하죠.
제가 무척 좋아하는 동화이며
아이들의 모든 질문에 대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알려주는 소중한 지침이기도 합니다.
아이의 질문이 곤란하게 느껴지는 건, 순전히 우리들의 생각이
이미 알려진 지식에만 집착할 뿐만 아니라, 뭔가 숨기고 부끄럽게 생각해야한다는 편견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먼저 그 질문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 또는 상상을 물어보세요.
그러면 오히려 깜짝 놀랄만한 순수하고 아름다운 대답들이 나올 것입니다.
우리가 해 줄 것은
아이의 질문을 존중하며 아이의 생각을 충분히 들어주시면 이미 대답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더불어 아이의 나이로써 이해 가능한 만큼만 추가로 알려주시면 더할 나위 없을 것입니다.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