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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에는 서(序)에 이어 중국 역사의 요점을 신화시대부터 삼황오제(三皇五帝), 하(夏)·은(殷)·주(周)의 3대와 진(秦)·한(漢) 등을 거쳐 원(元)의 흥기에 이르기까지 칠언고시 264구로 읊어놓았다.
하권은 우리나라 역사에 관한 내용으로 동국군왕개국연대(東國君王開國年代)와 본조군왕세계연대(本朝君王世系年代)의 2부로 나누었다. 전자에는 서에 이어 지리기(地理紀), 단군의 전조선(前朝鮮), 기자의 후조선(後朝鮮), 위만(衛滿)의 찬탈, 삼한(三韓)을 계승한 신라·고구려·백제의 3국과 후고구려·후백제·발해가 고려로 통일되는 과정까지를 칠언고시 264구 1,460언으로 서영(敍詠)하고 있다. 후자는 고려 태조 세계설화(世系說話)에서 필자 당대인 충렬왕 때까지 오언으로 읊고 있다.
체재상으로 볼 때 오언·칠언의 영사시(詠史詩)이다. 이러한 체는 고려 명종 때 오사문(吳士文)의 「역대가(歷代歌)」가 그 시초이며, 『제왕운기』는 규모가 크고 훨씬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특히, 장체(長體)의 영사시는 가사문학의 원초적 형태로서 고대소설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그러한 점에서 『제왕운기』는 같은 시대 이규보(李奎報)의 「동명왕편(東明王篇)」·「역대가」와 함께 장가체의 설화적 가사로 국문학 상의 가치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제왕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