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어떻게 생각하나요?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기로 결정했는데요. 많은 이들이 걱정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말 일본 주장대로 문제가 없을까요? 어떻게 대처해 나아가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정중한해파리168입니다.
일본 정부가 2021년 4월 13일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겠다는 방침을 공식 결정했다. 후쿠시마 오염수의 실질적인 방류는 2〜3년 후인 2023년부터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바다로 방류된 오염수가 해류를 따라 퍼지게 되면 우리나라와 중국 등 인접 국가의 해양환경을 비롯해 인체와 수산물에 많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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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제1원전 전경과 오염수 저장탱크들(출처: 게티이미지 코리아)
일본 정부가 2021년 4월 13일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겠다는 방침을 공식 결정했다. 현재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가 난 원자로 시설에 빗물과 지하수 등이 유입되며 하루 평균 140t의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방사성 물질을 함유한 이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해 원전 부지 내 저장탱크에 보관하고 있는데, 2021년 3월 중순 기준으로 약 125만 844t의 오염수가 보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에 세워진 탱크의 오염수 저장 용량은 총 137만t이기 때문에, 약 92%가 채워진 셈이다. 다만 ALPS 처리 후에도 트리튬(삼중수소)은 남아 있기 때문에 이를 400∼500배의 물로 희석해, 트리튬의 농도를 법정 기준치의 40분의 1 수준으로 낮춰 배출한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방안이다.
후쿠시마 오염수의 실질적인 방류는 2〜3년 후인 2023년부터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바다로 방류된 오염수가 해류를 따라 퍼지게 되면 우리나라와 중국 등 인접 국가의 해양환경을 비롯해 인체와 수산물에 많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높다. 이에 우리 정부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출 방침이 결정되자 긴급 관계차관회의를 연 뒤 “일본 정부의 이번 결정은 주변 국가의 안전과 해양 환경에 위험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특히 최인접국인 우리나라와 충분한 협의 및 양해 과정 없이 이뤄진 일방적 조치”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4월 14일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과 관련해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잠정 조치와 함께 제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발생은 왜?
2011년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제1원전 1〜4호기가 폭발하며, 원자로 내 핵연료가 녹아내리는 노심용융(멜트다운)이 발생했다. 당시 사고는 2011년 3월 12일 1호기 수소폭발을 시작으로 ▷3호기 수소폭발(3월 14일) ▷2·4호기 수소폭발 및 폐연료봉 냉각보관수조 화재(3월 15일) 등이 이어지며 최악의 원전사고가 됐다. 이처럼 냉각장치가 고장나면서 원자로 온도를 낮추기 위한 냉각수가 투입됐는데, 투입된 냉각수에다 원자로 건물에 생긴 균열을 통해 유입되는 지하수와 빗물 등으로 오염수는 지속적으로 쌓이기 시작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사고 이후 축적되기 시작한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두고 2013년부터 논의를 시작했다. 그리고 2016년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오염수전문가회의는 해양 방류가 가장 단기간에 저렴한 방법이라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일본 내 어민·시민단체들의 강한 반대와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2022년 가을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탱크가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자,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 등은 오염수처리대책위원회 등을 꾸려 2020년 10월부터 본격적인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추진했으며, 결국 해양 방류라는 방침을 확정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일본 정부의 오염수 해양 방류라는 공식 결정이 나오면서 향후 ▷오염수 방출시설 설립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승인 등의 절차가 이어지고, 2년 뒤인 2023년부터 본격적인 방출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일단 방류가 시작되면 폐로(廢爐) 작업이 완료되는 2041〜2051년까지, 20〜30년에 걸쳐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이뤄지게 된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사성 물질이 미칠 영향은?
후쿠시마는 일본의 동쪽에 있어 방류된 오염수는 구로시오 해류를 따라 태평양으로 이동한다. 이후 미국과 적도를 거쳐 시계 방향으로 한바퀴 돌아 아시아로 되돌아온 뒤에 대마난류(아시아로 돌아왔을 때 동해와 서 해로 갈라지는 해류)를 타고 제주도와 한반도로 유입된다. 이때 방사능 오염수가 한반도 해양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방출량과 방출시점, 방출농도, 오염수 내 핵종 등 핵심정보들이 필요하다.그렇지만 일본 정부에서 이 같은 정보들을 정확하게 제공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명확한 예측은 어려운 상태다. 지금까지 나온 예측 결과들도 모두 실제 데이터가 아닌 이론적 가설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학계 등에 따르면 당장 200일 뒤에 제주 해안에 도달한다는 관측부터 4∼5년 정도 걸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의견은 분분하다.
다만 독일 킬대학 헬름흘츠 해양연구소는 2020년 10월 후쿠시마 오염수는 200일 만에 제주도에, 280일 이후에는 동해 앞바다에 도달한다는 시뮬레이션 연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도 2020년 8월 일본이 태평양에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하면 동중국해로 퍼진 뒤 1년 안에 동해로 유입될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또 일본 후쿠시마대도 방류된 오염수가 220일 내 제주도, 400일 내 동해에 도달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삼중수소에 대한 우려 높아
후쿠시마 원전에서 바다로 방출될 오염수에는 삼중수소(트리튬)와 함께 세슘134, 세슘137, 스트론튬 90 등 방사성 핵종(核種) 물질이 포함돼 있다. 이 중에서도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도 제거할 수 없는 삼중수소에 대한 우려가 가장 높다. 후쿠시마 오염수 내 삼중수소 농도는 L당 평균 58만 베크렐(Bq)로 일본 정부가 정한 기준치(L당 6만 베크렐)의 약 10배에 이르는데, 일본 정부는 이를 1500Bq까지 물로 희석해 방출한다는 계획이다. 바다로 빠져나간 삼중수소의 물리적 반감기(방사성 핵종의 원자수가 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는 12.3년인데, 오염수에 담긴 삼중수소의 배출이 앞으로 얼마나 오래, 얼마나 많이 바다로 유입될지는 알 수 없다.
특히 삼중수소는 일반 수소나 중수 소와 물성이 같아 산소와 결합한 물 형태로 존재하는데, 물 형태로 바닷물 속에 섞여 있으면 물리·화학적으로 분리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이렇게 바다로 유입된 삼중수소는 먹이 사슬을 통해 수산물에 축적되고 인체로 들어와 피폭을 일으킬 수 있다. 이때 삼중수소가 체내에 들어왔다가 배출되는 생물학적 반감기는 10일 정도로 짧지만, 일부가 몸 안에 들어오면 잘 빠져나가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이는 삼중수소가 몸속 유기화합물들과 결합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으로, 이렇게 축적된 삼중수소는 유전자 변형·세포 사멸·생식기능 저하 등 인체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