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정현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이란에 억류된 미국 대사관 직원을 구출하기 위해 1980년 4월 28일 미국이 감행한 군사작전(암호명 '독수리 발톱 작전')의 처참한 실패는 예견된 것이었다. 작전에 투입된 헬기 8대 중 2대가 갑자기 불어온 모래 폭풍으로 고장 나면서 작전이 시작부터 꼬이긴 했다. 하지만 이런 돌발변수가 없었어도 작전이 성공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실패의 원인은 더 근본적인 데에 있다는 것이다.
첫째가 당시 미군에는 전략과 전술에 대한 육'해'공군 사이의 이견을 조정할 통합적 시스템이 없었다는 점이다. 즉각 군의 국방 자원 획득 경쟁과 독립성 확보 요구를 통제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육'해'공군이 단일한 지휘체계 아래 조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독수리 발톱 작전에는 각 군에서 전투부대뿐만 아니라 전술 통제팀과 후방 지원팀까지 여러 부대가 투입됐지만, 사전 훈련에서 한 번도 모든 부대가 참여하는 합동 훈련을 하지 않은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두 번째가 독수리 발톱 작전은 전형적인 특수전이었지만 당시 미군의 특수전 역량은 매우 저하돼 있었다는 점이다. 케네디 대통령의 승인으로 창설된 '그린베레'가 있었지만 미국이 베트남전에서 패한 뒤 그 존재 가치를 부정당했다. 여기에는 그린베레를 '암살' '만행' '고문'과 결부시킨 미국 국민의 혐오감도 한몫했다.
그 결과 베트남전 이후 전군에 대한 구조조정에서 특수부대가 가장 크게 칼질을 당하면서 이란이 미국 대사관을 점거하기 1년 전인 1978년 특수부대와 특수작전 비행단의 전력은 1964년의 60%로 떨어졌다. ('대통령은 왜 실패하는가' 일레인 카마르크) 결론적으로 독수리 발톱 작전의 실패는 미군의 총체적 역량 저하의 자연스러운 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