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상담
제가 부모님 은혜를 모르는 걸까요??
나름 인지도 있는 대학교 문과에 재학 중인, 21살 여자입니다
부모님 두 분 다 나름 인정 받는 직군이고, 중산층 이상의 재력을 보유하고 계십니다(해외여행 1년에 2번 이상 다니는 정도)
그러나 제가 10년 넘게 우울증을 달고 있습니다. 본가에 가도 행복하지가 않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통제가 심했습니다. 거기에 부모님은 ‘남들에게 인정받는 삶’을 살기를 강조하셨습니다. 특히 제가 살아가는 삶을, 자꾸 부모님 자신의 삶과 투영하시는 거 같다고 자주 느낍니다
너무 할 말이 많으나 몇 개만 말하자면, 우선 전자기기를 가까이 하는 걸 극도로 꺼려하셨고, 20살이 되어서도 위치 추적 앱을 지우지 못 하게 하는 등 엄격한 통제를 하셨습니다
전자기기는 많이 한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당시 친구들과 친해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사용할 일이 잦았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너무 자주 사용한다고… 갑자기 스마트폰을 제 눈앞에서 박살내시더니 폴더폰으로 바꾸시더라구요… 물론 스마트폰은 온라인 수업 도입 후 다시 주셨으나, 감시 앱을 까셔서 제가 무슨 앱을 몇 시간 사용하는지 수시로 확인하셨습니다
거기에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집 앞 편의점조차 나가지 못 했습니다. 잠깐 집 밖을 나와도, 지금 어디 나가냐고 문자나 전화가 계속 왔습니다(사실 친구들과 하교 후 제대로 논 기억이 없습니다)
지금 다니는 대학교도 부모님이 ‘우리 덕분에 온 거다’를 자꾸 강조하시는데, 전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ㅜㅜ
스마트폰 중독도 제 스스로 인지하고 끊은 거고, 공부도 제가 의지가 생겨 혼자 공부법 터득해서 한 거라서요… (부모님이 동네에서 제일 좋은 학원 등록해주시긴 했습니다. 당시에는 제 의지는 없었습니다)
저는 부모님의 심한 통제로 아직도 남 눈치를 심하게 보며, 어릴 때 심한 왕따를 당한 것도 가끔 부모님 탓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끌리는 남자마다 공부와 거리가 먼 사람들입니다(조폭이나 동네 양아치 이런 남자 말 하는 거 아닙니다)
남 눈치 안 보고 자유롭게, 자기 뜻대로 삶을 만들어서 살아가는 게 너무 멋지게 느껴집니다. 아마 그런 이유라고 스스로 확신합니다
어떻게 보면 학비 지원해주고, 용돈도 달에 50만원 주시고, 학원 잘 다니게 해주신 게 도움이 컸습니다
그러나 본가에 가는 게 너무 꺼려집니다. 고향만 가면 우울하고, 당장 심리상담 받고 싶다는 생각이 몰려와서 미칠 거 같습니다…
최근 들어 부모님이 ‘왜 집에 잘 안 들어오냐’고 자꾸 연락이 옵니다… ‘안부 연락도 아예 안 하냐‘고도 하십니다. 그런데 저는 진짜 모르겠습니다… 제가 살던 고향이 너무 증오스럽습니다.
저희 집은 부부싸움도 없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집안입니다. 잘 자란 제가 왜 우울증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물론 20살 초기에 위치 추적 앱으로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처음으로 집을 엎은 적 있습니다. 부모님께서 그걸로 충격을 받으신 거 같습니다. 전보다 통제가 없다시피 줄었고, 부모님도 다정(?)해지셨습니다.
근데 부모님이랑 별로 친한 사이는 아니라 오히려 어색하기만 하고 여전히 가족 모임에 끼고 싶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