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승원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인상파 화법의 화집을 낸 오지호, 김주경을 들 수 있다고 합니다.
오지호가 1938년 도쿄미술학교 동문인 김주경과 함께 화집을 발간한 것은 한국 미술사에 영원히 기록될 특별한 사건이었다. '오지호 김주경 2인 화집'이라 이름 지은 이 화집은 한성도서주식회사에서 발행하였다. 이 화집은 매우 호화로운 장정을 한 고급 화집이었다. 이 화집은 자비로 발간하였으며, 한국 최초의 원색 화집이라 할 수 있다.
두 사람이 화집을 엮은 것은 오랫동안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1923년 고려미술원에서 함께 미술 공부를 하였을 뿐 아니라, 일본에 유학하여서도 모두 도쿄미술학교 서양화과에서 공부하였다. 귀국하여서도 차례로 송도고등보통학교의 미술교사를 역임하였다.
화집 속에는 오지호와 김주경 두 사람의 작품 각 10점이 실려 있고, 오지호의 글 '순수회화론'과 김주경의 글 '미와 예술'이 실려 있다. 이 화집이 중요한 것은 여기에 실린 작품이 현재 거의 전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김주경 작품은 한 점도 전하지 않으며, 오지호의 그림은 '시골소녀', '임금원(林檎園)', '처(妻)의 상(像)' 등 세 점만이 전한다. 다행히 도판들이 모두 원색이라 원본의 느낌을 느낄 수 있어 미술 자료로 쓸 수 있어 더욱 중요하다.
화집 속 김주경의 초기 작품 경향은 서정적 사실주의에 가깝다. 인상파 경향의 화법이나 매우 밝은 색감을 주로 사용하고 있어, 그의 감정적 성향이 어떠함을 보여준다. 1935년경부터 프랑스 인상주의 화법의 본질에 입각한 신선하고 밝은 색채와 빛의 미학에 따른 화면을 제대로 보여주기 시작한다.
오지호의 작업은 김주경에 비해 더욱 인상파 화법에 가까이 들어간 모습을 보인다. 한국 특유의 맑은 공기와 청아한 자연미를 명랑하고 투명한 색채로 표현하였다. '오지호 김주경 2인 화집' 속에 들어 있는 오지호와 김주경 두 사람의 작업 모습은 1930년대 유럽의 인상파 화법이 일본을 통해 어떻게 유입되었는지를 보여준다는 면에서 매우 중요한 자료라 할 수 있다.
출처: 한국적인 인상파 화법을 완성한 화가 오지호 - 오마이뉴스 (ohm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