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준영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농경의 시원에 관해서는 주로 한 곳에서 시작되어 다른 곳으로 전파되어 새로운 농경이 이뤄졌다는 일원론(一元論)과 여러 곳에서 다발적으로 이뤄졌다는 다원설(多元說, 자생설(自生說)) 두 가지가 있다.
명백한 것은 약 1만년 전부터 5,000년 전 사이에 지구의 여러 곳에서 농경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이다. 다만 그것이 한 곳에서 이뤄진 후 여러 곳으로 전파된 결과(일원론)인지, 아니면 여러 곳에서 비록 시기는 다르지만 각각 자생한 것(다원설, 자생설)인지는 여전히 연구과제로 남아 있다. 이러한 점들을 차치하고 동서간의 농경문화를 대비해보면 확연한 차이점이 발견된다.
동서간 농경문화의 차이점은 무엇보다 재배하는 주요 곡물이 다른 점이다. 유럽을 비롯한 서방의 주식 곡물은 맥류(麥類, 밀 · 보리 · 연맥(燕麥) · 호맥(胡麥) 등)다. 맥류의 원산지에 관해 그동안 고고학과 식물학 · 유전학 등 여러 분야의 과학자들이 협동으로 연구한 결과, 메소포타미아를 중심으로 한 서아시아 지역이 맥류가 처음으로 재배된 곳이라는 비교적 신빙성 있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1947년 미국 시카고 대학의 브라이드우드(R. J. Braidwood) 교수를 비롯한 조사팀은 북부 메소포타미아의 자모르(Jamor)에서 초기의 농경취락과 곡물 재배 및 사육 가축의 유물을 발견하였다. 폭 90m, 길이 140m의 이 유적은 15층으로 되어 있는데, 1~5층은 전기(前期)이고 6~15층은 후기(後期)에 속한다.
출처 : 실크로드 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