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다지 오래된 것 같지는 않지만, 혼부조기(婚扶助記)라는 문서가 있기는 하다. 결혼식 때 받은 돈과 물건을 기록한 문서이다. 그런데 여기 보면 돈을 낸 사람은 별로 없다. 떡 한 그릇, 술 한 병, 생선 몇 마리, 거의 다 음식이다. 우리 전통 혼인 문화에서 축의금을 낸다는 개념은 희박하였고, 손님 대접할 음식을 나누어 마련하는 정도가 고작이었던 것이다.
안녕하세요. 손용준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조선 시대에는 결혼식 축의금은 내지 않고 간단한 음식이나 선물로 대신하고 대신 장례식 부조금만 냈던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결혼식보다 장례식에 훨씬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시신을 염습하고 운구하며 장지를 마련하는 데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 입니다. 빌려 쓰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인데 수의(壽衣)를 빌려 입힐 수는 없지 않으니까요. 반면 결혼식은 비용이 많이 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금처럼 기둥 뿌리를 뽑아서 거하게 혼수를 마련하는 풍습도 별로 오래된 것이 아닙니다. 필요한 물건은 전부 빌리면 되고, 손님 접대나 신경 쓰면 그만 인것 입니다. 친지와 이웃들은 음식을 해 오거나 일손을 보탬으로써 손님 접대를 도왔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