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주연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빵의 어원은 라틴어로 파니스panis에요.
그리스어로 아르토스artos, 포르투칼어로 팡pao, 에스파냐어로 판pan,
이탈리아어로 파네pane, 프랑스어로 팽pain이라고 하는데요.
우리의 '빵'은 포르투칼어가 일본으로 전해진 것을 받아들인 거에요.
영어의 브레드bread는 피스piece나 로프loaf와 동의어에요.
앵글로색슨어로 빵을 뜻하는 단어 hlaf(loaf:덩어리빵)의 어원은
라틴어 글레바glb(globe로 발전됨:경작지의 흙덩이)에요.
자음추이의 법칙에 의하면 glb는 hlf와 같은데요.
bread라는 말은 매우 늦게 생겨났는데,
11세기 이후에 등장한 이 말은 본래 '끓인 것'을 의미했어요.
bread는 break(깨뜨리다, 부수다)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요.
요컨대 bread는 무언가 부스러진 것이죠.
빵을 의미하는 러시아어는 홀렙chleb 뿐인데,
이 말에는 '끓이거나 굽는' 의미가 전혀 없으며, 오직 흙 만을 의미할 뿐이에요.
폴란드와 체코에서도 역시 빵을 chled이라고 부르며, 이 말의 어원은 바로 gleba와 같아요.
독일인 역시 빵을 뜻하는 브로트brot라는 말을 사용하기 전에는 라이프laib를 썼는데요.
이는 '끈적거리는 덩어리'를 뜻하는 말이에요.
어원으로 볼 때 빵은 흙의 자손이라고 볼 수 있어요.
좁은 의미에서 빵은 밀가루 반죽을 발효 혹은 무발효의 과정을 거쳐 익힌 것이나,
역사의 관점에서 빵은 그보다는 더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요.
빵은 인류가 흙으로부터 일궈낸 생명의 양식을 대표하는 대명사인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