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정현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왕이 배변신호가 오면 ‘복이나인(僕伊內人)’이라는 궁녀를 불렀다. 복이나인은 궁에서 난방, 청소, 조명 등을 담당하는 복이처 소속 궁녀다. 왕의 용무 뒤처리를 맡은 궁녀는 복이처 최고 상궁으로, 왕의 하명이 떨어지면 즉시 ‘매화틀’이라는 나무 그릇을 대령했다. 비단천으로 두른 임시 가림막 안에서 왕이 용무를 보고 나면 복이상궁이 비단 천으로 왕의 뒤를 꼼꼼히 닦아주는 사이 다른 복이나인이 매화틀을 들고 내의원 어의에게 달려갔다. 그러면 어의는 왕의 똥을 손가락에 찍어 맛을 봤다. ‘똥맛’으로 왕의 건강상태를 확인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