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장애가 오래 지속된 경우 수면장애가 함께 나타나는 일이 흔합니다. 특히 오랜 기간 불안 상태가 지속되면 뇌의 각성 수준이 높게 유지되어 잠들기는 가능하지만 수면을 계속 유지하지 못하고 새벽에 깨는 ‘수면 유지 불면(early morning awakening)’ 형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새벽 3시 전후에 반복적으로 깨는 패턴은 불안, 만성 스트레스, 오래된 수면습관, 그리고 과거 음주 습관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면제는 잠드는 시간을 줄이는 데는 효과가 있지만 수면 유지에는 약 종류에 따라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복용 후 일정 시간이 지나 약효가 떨어지면 새벽에 깨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또한 과거에 술을 자주 마셨던 경우 뇌의 수면 조절 구조가 일정 기간 불안정해져서 새벽 각성이 지속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술은 처음에는 졸음을 유도하지만 실제로는 깊은 수면을 방해하고 새벽 각성을 더 악화시키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관리에서 중요한 점은 몇 가지입니다. 첫째, 수면제 종류와 작용시간을 다시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잠들기 위주 약인지, 수면 유지까지 도와주는 약인지에 따라 처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둘째,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밤에 깨더라도 바로 술을 마시거나 활동을 시작하면 뇌가 그 패턴을 학습해 새벽 각성이 고정될 수 있습니다. 셋째, 술은 수면 구조를 악화시키므로 가능한 한 계속 끊는 것이 중요합니다. 넷째, 불안 자체를 줄이는 치료(약 조정이나 인지행동치료)가 함께 이루어져야 수면도 안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료 과정에서 충분한 상담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현재 복용 약 이름, 복용 시간, 새벽에 깨는 시간 패턴을 정리해서 의사에게 직접 말씀하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수면 문제는 약 조정으로 상당히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필요하면 다른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두 번째 의견을 듣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