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임지애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그 음식을 지칭하는 말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으나
왕의 수라상을 올리기 전 '기미를 본다'라고 표현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기미상궁'이라고 부릅니다.
왕이 수라를 드시기 직전 옆에 시좌하고 있던 큰방상궁이 먼저 음식 맛을 봅니다. 이것을 ‘기미를 본다’고 합니다. 이는 맛의 검식이라기보다 독(毒)의 유무를 검사하는 것이 본래의 목적이었으나 의례적인 것이 되어 버렸습니다. 큰방상궁이 조그만 그릇에 찬품을 골고루 조금씩 덜어서 어전에서 자신이 먼저 먹어 보고 그 밖의 근시(近侍) 나인들과 애기나인들에게도 나누어준다. 왕의 어전에서 무엄한 것 같지 않느냐는 물음에 의례 관습화된 것이라 피차 조금도 이상하지 않았다고 말하였었다고 합니다.
기미용으로 수라상 위에는 왕의 수저 이외에 여벌로는 혹은 상아로 된 저(箸; 공저라 함) 한 벌과 조그만 그릇이 놓여져 나왔습니다. 이 공저는 음식을 덜 때만 쓰는 것이지 먹을 때는 물론 손으로 먹는다고 하며 기미를 본 후에 큰방상궁은 이 저로 왕이 드시기 편하도록 생선 같은 것은 뼈를 발라 앞으로 놓아 드렸다고 합니다.
‘기미를 본다’는 것은 독이 들어 있는지의 유무를 살피는 일종의 검식(檢食)과정으로 거의 의례적인 절차였다. 기미를 보는 것은 녹용이나 인삼과 같은 귀한 탕제를 올릴 때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상궁들에게는 인기 있는 직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