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반복된 패턴이라는 점이 진단에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20년이라는 긴 경과 동안 동일한 양상으로 반복되고, 2~3일 안정 후 완전 회복된다는 점은 뇌혈관 질환보다는 전정 기관 또는 편두통 관련 질환에 훨씬 더 부합합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진단은 메니에르병(Ménière's disease)입니다. 메니에르병은 내이(inner ear)의 내림프액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면서 반복적인 심한 어지럼증과 구역·구토를 일으키며, 스트레스가 대표적인 발작 유발 인자입니다. 수일 내 자연 회복되는 삽화성 경과가 전형적입니다. 전정편두통(vestibular migraine) 역시 유사한 양상을 보이며, 두통 없이 어지럼증과 구토만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아 놓치기 쉽습니다.
다만 현재 50대이고 고지혈증이 있다는 점은 추가적인 고려가 필요합니다. 20년 전부터 동일한 패턴이었다면 뇌혈관 문제가 주원인일 가능성은 낮지만, 나이가 들면서 동맥경화가 진행되면 기존의 양성 어지럼증에 혈관성 요인이 겹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 한 번은 정밀 평가를 받아두는 것이 맞습니다.
"20년째 반복됐는데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이해할 수 있지만, 정확한 진단명 없이 지내온 것이 문제입니다. 이비인후과 또는 신경과에서 전정 기능 검사와 뇌 MRI를 한 번은 시행해 원인을 확정하고, 메니에르병이나 전정편두통으로 확인된다면 발작 빈도를 줄이는 예방 치료가 가능합니다. 3~4개월마다 며칠씩 일상이 마비되는 상황을 굳이 감내하실 필요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