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현행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1890년대 조선의 정세는 급변했습니다. 1895년 청일전쟁의 결과 일본이 승리하며 일본의 영향력이 커지던 상황에서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와 연결을 도모하던 민비가 시해됩니다. 일제의 만행이었죠. 고종은 위험을 느끼고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합니다. 이를 아관파천이라고 하지요. 이때 일국의 왕이 다른 나라의 공사관에 있다는 것이 자주독립국에 맞지 않는다는 환궁요구가 독립협회 등으로부터 줄기차게 제기되었습니다. 아관파천 시기 열강에게 이권도 많이 빼앗기기도 했습니다.
고종은 환궁을 하면서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하고 황제즉위식을 합니다. 동아시아에서 황제를 칭하는 것은 중국뿐이었는데 청일전쟁에서의 패배로 청의 영향력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고종은 황제권을 강화하고 군사력도 키우고 근대식 개혁도 시행합니다. 이러한 독자적인 움직임은 조선의 정세가 열강의 위협으로부터 지키려는 것이었지요.
이런 스탠스가 가능한 것은 러시아와 일본이 일종의 세력 균형상태가 지속되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와 일본 모두 더이상의 영향력 확대를 중지한 것인데, 이 균형이 깨진 것이 러일전쟁에서의 일본이 승리한 것입니다. 이에 우리나라는 일본의 식민지로 가는 과정을 밟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