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손용준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소손녕이 서희를 만나 “거란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면서 왜 송과 교통하는가” 하고 물었을 때, 서희는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압록강 안팎은 본디 우리 땅인데 여진 때문에 거란과 왕래가 곤란하다. 육로를 터준다면 당연히 국교를 맺겠다.” 7일에 걸친 협상 끝에 소손녕은 서희의 주장을 받아들였고, 그 협상의 결과로 고려는 여진이 차지하고 있던 강동 6주를 얻고 거란과 국교를 맺었다고 합니다. 즉, 서희가 상대방에게 왜 서희가 적장 소손녕과 벌인 협상을 보면, 상대방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꿰뚫어보는 협상가의 자질이 유감없이 발휘됐음을 알 수 있지요. 서희는 거란이 영토를 넓히려는 목적으로 침입을 한 것이 아니라, 고려의 항복을 받아냄으로써 더는 거란에 적대하지 못하게 하려는 데 근본 의도가 있음을 알아보았던 것입니다. 신생국 송을 치려는데 고려가 걸림돌이 되면 안 된다는 게 거란의 생각이었던 것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