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수비 의사입니다.
커피를 마신 후 잠이 오는지 안 오는지에 대한 반응이 사람마다 다른 이유는 유전적 차이와 카페인 대사 속도 때문입니다. 커피의 주요 성분인 카페인은 뇌에서 졸음을 유발하는 아데노신 수용체를 차단해 각성 효과를 일으키는데요, 이 과정이 개인마다 얼마나 강하게 작용하는지는 꽤 차이가 납니다.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유전자, 특히 CYP1A2라는 유전자인데, 이 유전자는 카페인을 간에서 얼마나 빨리 분해하는지를 결정합니다. 이 유전자가 활성형(빠른 대사형)인 사람은 카페인을 금방 분해하기 때문에 잠자리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비활성형(느린 대사형)인 사람은 카페인이 몸 안에 오래 남아 쉽게 각성 상태가 유지되며 잠들기 힘들죠.
또 하나는 ADORA2A라는 유전자로, 이건 뇌의 아데노신 수용체에 카페인이 얼마나 잘 결합하느냐에 영향을 줍니다. 이 수용체에 민감할수록 카페인에 더 예민해지면서 불면이나 불안, 심장 두근거림 같은 증상이 더 잘 나타날 수 있어요
즉, 어떤 사람은 밤 10시에 커피를 마셔도 잘 자고, 어떤 사람은 오후 3시 커피 한 잔에도 새벽까지 뒤척이는 건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라 몸이 타고난 방식의 차이인 거죠. 이건 커피를 좋아하냐 안 하냐를 떠나서, 과학적으로 충분히 설명되는 개인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