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손용준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한지의 다른 이름으로 창호지가 쓰일 만큼 널리 오래 많이 사용된 종이였습니다. 창호지는 종이 가운데 따로 문이나 창에 바르는 종이를 일컫는데, 바람이나 열은 드나들지 못하지만 빛은 통과시키고자 하는 데에 그 쓰임이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창호지가 열과 바람을 완벽하게 막아내고, 빛을 아주 잘 통과시키지도 않지요. 빛의 투과율은 대체로 40~50퍼센트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지는 깨끗한 옻이나 금동을 얻기 위한 거르개로도 쓰이니 작은 구멍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 점은 유리가 따를 수 없는 좋은 점입니다. 이렇듯 우리나라 전통 가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창호(窓戶)는 창과 문을 합쳐서 부르는 말이고 이러한 창호에 한지(韓紙)를 붙인 것을 창호에 쓰이는 한지란 뜻으로 창호지(窓戶紙)라고 부르는 것이지요. 한지의 이런 뛰어난 보온성과 통기성은 헌책이나 과거시험의 답안지를 찢어 겨울옷에 방한용 솜 대신 넣고 누벼 입거나, 아예 종이로 옷을 만들어 입기도 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