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 앞에서 말이 안 나와요... 고칠 수 있나요?
안녕하세요? 내일이면 성인이 되는 여성입니다. 성인이 되서 이런 질문 올리는게 부끄럽지만... 저는 학교 선생님이나 부모님, 가족 등과 얼굴을 마주대고 말하는 게 너무 힘들어요. 머릿속으로 대답을 생각하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는 건 둘째 치고, 그게 목소리로 안 나와요. 그러다 보니 대화 상대방으로부터 이건 대화가 아니다, 이렇게 살 거면 나가서 혼자 살아라, 그래서 사회생활/취직은 할 수 있겠냐 같은 말을 듣고 그렇게 끝나버리는 상황이 다수 발생했습니다. 저도 대화에 끼고 싶긴 한데, 하고싶은 말을 실제로 끄집어내서 소리내는 게 너무 힘들고 불편해요.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도 생각이 안 날 때도 있고요.
제가 어릴적부터 했던 말 끝부분을 입모양으로 따라하더라고요. 중학교 들어가기 직전에 친구네 집에서 놀다가, 제가 말끝에 입모양을 그렇게 하는 걸 친구들이랑 동생들이 놀렸던 적이 있습니다. 속상해서 엄마한테 털어놨더니 그걸 엄마가 너 그러는거 맞잖아 하고 못박았어요. 그 이후로 부모님한테 뭐라 말하기가 꺼려지더라고요.
무슨 말을 했다가 거절당하면 어쩌지, 혼나면 어쩌지, 설득에 실패하면 어쩌지... 이런 걱정들이 머릿속에 가득해지기도 하고, 대입상담같은 담임선생님과의 상담 중에도 네, 아니오, 말고는 입이 안 떨어지더라고요. 선생님께서 어떤 학과 생각하냐고 하면 한참 있다가 겨우 원하는 과를 말하고... 죄송합니다 글로 쓰는건데도 횡설수설하네요.
최근 오은영 박사님의 금쪽같은 내새끼라는 프로그램에서 선택적 함구증이라는 증상이 비슷한 것 같아서 인터넷으로 찾아봤더니 그 경우 가족에게도 말을 잘 못하게 되는 경우는 없는 건가요? 여전히 부모님께서는 제게 사회생활을 잘 하도록 노력하라고만 하십니다. 어떻게 해야 극복할 수 있을까요? 이 불편함은 그냥 제가 참고 넘어가는 수밖에 없는 건가요?
특히 이상한 점은 제가 친한 친구 1~3명에게는 (면대면으로도) 허물 없이 다 말할 수 있을 정도라는 점, 그리고 SNS에서 만난 사람(면대면으로 만날 필요 없는 사람)이나 아예 모르는 사람에게 털어놓는 건 이런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