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민혁 의사입니다.
무서운 상황에서 오줌을 지리는 현상은 실제로 의학적 근거가 있는 반응입니다. '공포 실금'이라고도 하는데, 극심한 공포나 불안 상태에서 방광 조절 능력이 일시적으로 상실되면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강한 공포심은 교감신경계를 자극하여 '투쟁 또는 도피(fight or flight)' 반응을 일으킵니다. 이때 부교감신경이 억제되면서 방광이 수축하고, 요도괄약근은 이완되어 소변 참기가 어려워집니다. 특히 방광이 어느 정도 차 있는 상태라면 불수의적으로 소변이 나오게 됩니다.
또한 공포 자극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신체의 긴장도를 높이고, 이는 골반저근의 긴장을 유발하여 배뇨근의 조절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성인에서는 드문 편이지만, 어린아이의 경우 무서운 영화를 보거나 밤에 겁을 먹었을 때 한두 번쯤은 경험할 수 있는 반응입니다. 대부분 일시적 현상으로 그칩니다.
다만 성인에서 공포 실금이 빈번하게 나타난다면 기저 질환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요실금, 과민성방광, 방광염 등의 비뇨기과 문제나 불안장애 같은 정신과적 문제와 연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