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인간은 뇌를 10% 정도만 사용한다는데 맞나요?
안녕하세요. 강상우 과학전문가입니다.MRI(기능성 핵자기공명영상)나 PET(양전자 방출 촬영)로 뇌를 촬영해보면 말 한마디를 하는 등 아주 간단한 사고 작용을 수행할 때도 뇌를 전체적으로 한 번씩 훑으면서 작동한다. 즉 다양한 영역이 동시에 활동한다. 물론 인간이 뇌 속의 모든 기능을 항상 풀가동하고 모든 잠재의식과 무의식의 기능을 전부 열람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아마 10%라는 말의 의도는 뇌의 일부분만 사용하는 것이 아닌, 이러한 평범한 일상생활에서의 뇌 사용 효율이 10% 정도라는 것을 말하는 것일 수도 있다. 무언가 간단한 행동을 한다면,인간의 두뇌에는 약 210억 개 (2 billion) 개의 뉴런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당연히 모두 동시에 활성화하는 것은 아니고 일상적으로는 10% 정도만 활성화된다. 고도의 정신집중이 필요한 활동을 하면 그 활성화 비율이 치솟는다. 뇌는 인간 몸무게의 2% 밖에 되지않지만 산소나 칼로리의 20%를 소모하는 굉장히 가동비용이 비싼 기관이다. 그러니 평상시에도 두뇌를 100% 가동한다면 뇌는 지금보다 10배의 산소와 칼로리를 소모하고 인간의 심장 허파 위장 간 등 모든 기관들도 그런 자원공급을 감당해야 하므로 지금보다 3-4배의 체중과 호흡 영양섭취 등을 해야할 것이다. 또한 이런 소모 증가로 근육이나 다른 장기 면역력 등 다른 기관들은 공급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서 약화될 수 밖에 없다. 이건 생명체로서 에너지 사용 측면에서 매우 비효율적이고 증가된 두뇌활동이 에너지 소모를 정당화할 만큼 생존에 유리하지 않다면 그런 생명체는 진화에서 도태될 것이다. 그러니 평상시에는 일부 능력만 사용해서 에너지를 절약하고 고도의 정신능력이 필요한 경우에만 에너지를 대량으로 쓰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현재의 10% 두뇌 평균 가동률과 20% 에너지 소모 점유율은 바로 그러한 타협에서 나온 산물인 것이다. 다만 인간이 1만년 전부터 문명생활을 하게 되면서 생활양식이 크게 변했고 생존과 번영에서 신체 기관 들의 중요도는 크게 변했는데 현생인류의 신체와 두뇌는 20만년전이나 거의 변하지 않았으므로 앞으로 몇 만 년에 걸쳐서 천천히 두뇌의 가동비율, 적어도 최대 가동비율은 더 올라갈 수는 있을 것이다. 이미 현대에도 거대해지고 복잡해진 인간사회와 문명에 적응하고 생존하기 위해 평상시에 주변환경에 신경을 쓰거나 업무에 집중할 때 두뇌의 가동률을 더 높이는 것이 생존에 유리해진 반면 식량 등 영양공급을 위한 활동은 매우 쉬워졌으므로 최적의 진화를 위한 평형점이 달라지고 있다.그러나 '능력 발휘한다', '실력 발휘한다'라는 표현을 써도 우리는 뇌를 전부 다 사용하는 그 상태를 초능력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면, CPU를 생각해보자. 단순히 바탕화면만 띄워놓고 대기시켜 놓을 때는 CPU 사용률이 10% 이하이고, 고사양 게임을 돌리면 80~90%까지 치솟는다. 그런데 대기화면만 켜두었다고 했을 때, 컴퓨터가 CPU의 10%만 사용하는 것일까? 당연히 아니다. CPU는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 성능의 10% 정도만 유지하며 바탕화면을 그려주고 있고, 나머지 90%의 리소스는 다음 작업을 위해 아껴둔 힘일 뿐이고 언제든 쓸 수 있게 대가하는 상태인 것이다. 뇌도 비슷하게 보면 된다. 그러니 나머지 90%가 숨겨져 있니 초능력이니 하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뇌에서 즉각적으로 다음 행동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해둔 여력이다.즉 인간이 항상 혹은 동시에 뇌의 100%를 사용하는 일은 없으나, 첫째로는 비효율적이기에 그럴 필요도 없고, 둘째로는 설령 100%의 뇌가 동시에 작동한다고 해도 더 뛰어난 기능을 하는 경우도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설령 이 속설이 사실이라고 해도 그것이 영화처럼 인생역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성공은 뇌의 활용도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며 때로는 그 사람의 주위 배경이나 성격 등이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약간 앞선 생각은 좋아하지만 많이 앞선 생각은 싫어한다'는 말처럼 비범한 발상이 성공을 담보해주는 것도 아니다. 이 문서의 출처로 거론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경우 학창시절 교수에게 밉보였다는 이유로 한동안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도 못했다.다만 뇌의 특정 영역에 외상을 입었을 경우 뇌가 기능수복을 꾀하며 보여주는 회복능력은 현대의학으로도 제대로 규명되지 않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이 점을 이용해 '인간의 뇌는 10%만 사용된다'는 가설을 주장하는 근거로 쓰기도 한다. 당연히 혼동하면 안 되는 게 뇌의 놀라운 회복능력과 잠재능력을 끌어내는 건 별개의 문제다. 뇌가소성 문서도 참고.단, 만약 여기서 "사용한다"를 "소모한다"라고 이해한다면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인간이 평생 순수하게 두뇌 활동만으로 소모하는[1] 두뇌의 능력은 0.1%도 안 된다. 차라리 이 이론을 차용하는 편이 나을 것으로 보인다.
지구과학·천문우주
Q. 여름철 썬크림으로 자외선 차단을 모두 막을 수 았나요?
안녕하세요. 강상우 과학전문가입니다.자외선 중 UVB를 차단해 주는 정도를 뜻하며, 해당 숫자는 자외선으로 인한 홍반이 발생하는 시간을 몇 배만큼 지연시키냐이다. 참고로 UVB는 일광 화상, 물집, 홍반, 피부암, 백내장, 주근깨 등을 유발한다. 느닷없이 햇빛을 쬔 피부가 빨갛게 익어서 화끈거리는 주범이 바로 이 녀석. UVC라는 더한 악질도 있으나, 지면까지 내려오지 못하며 수천 미터 이상의 고산 지대나 오존층이 뚫린 극지방을 제외하면 쬘 수 없다(실험실의 UV 램프 제외).SPF는 차단해주는 자외선의 양과 관련된 수치이다. 자외선 양이 1일 때 SPF 50 차단제를 바르면 피부에 닿는 자외선의 양이 50분의 1(2%)로 줄어든다는 의미다. 따라서 SPF 지수는 숫자가 높을수록 차단 기능이 강한 것이지 시간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보통 2~3시간이 지나면 지워지는 경우가 있으므로 덧발라 주어야 한다.'SPF지수 1당 자외선을 15분간 차단해 준다'는 말도 있지만 명백한 허위 정보로, 평균적으로 동양인 피부에 홍반이 15분 만에 발생한다는 데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사실 SPF 지수가 1일 경우 차단력은 0이다. 이후 1씩 높아질 때마다 홍반이 발생하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15분씩 늦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반이 발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개인차/인종/계절/날씨/피부의 물기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지며, 자외선 차단제는 땀/피지/마찰 등에 의해 지워지기 때문에 'SPF 지수 1당 15분'이라는 계산법은 역시 틀렸으며, 광 조사량을 기준으로 해야 맞다.(조사량=광 세기x광 조사 시간)측정 방법은 우선 10명 이상의 피험자를 선정하고 깨끗하고 마른 상태의 피부를 조사 부위로 정한다. 자외선 차단 제품을 바르지 않고 측정할 부위를 UVB에 노출시킨 다음 16~24시간 사이에 피부의 홍반을 판정한다. 홍반이 나타난 부위에 노출된 UVB 광량(光量) 중 최소량을 최소 홍반량으로 한다. 그리고 자외선 차단 제품을 바른 후, 같은 과정을 거쳐 다시 최소 홍반량을 측정한다.이 실험을 거쳐 나온 공식은SPF = 자외선 차단 제품을 바른 피부의 MED[7] / 자외선 차단 제품을 바르지 않는 피부의 MEDSPF 1은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은 상태나 차단 효과가 전혀 없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SPF 2의 경우 실험해 보면 차단제를 바르기 전에는 예를 들어 20분 후 동안 노출된 후에 홍반이 나타난다고 할 때, 바르고 나면 40분 노출된 후에 홍반이 나타나게 된다. 즉 홍반이 발생할 때까지의 시간을 2배로 늘렸다는 이야기이고, 이것을 자외선의 양으로 표현하면 SPF 1보다 SPF 2가 침투되는 자외선의 양을 50%(1/2)로 줄여주었다는 것과 같다. 그러니까 어떤 사람이 30분간 자외선을 받고 다음 날 홍반이 생겼는데,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니 5시간(300분)을 노출되고 나서야 비로소 홍반이 발생했다면, 이 자외선 차단제의 SPF 지수는 300분:30분으로 300÷30=10, 즉 SPF 10의 차단력을 가졌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다. 또는 SPF 15인 제품은 전체 자외선량 중 1/15만 피부에 닿고 나머지는 튕겨낸다고 이해해도 된다.하지만 홍반은 바로 피부에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화상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도 있으며,[8] 자외선을 시간적인 측면으로 판단하기에는 그 반응이 즉각적이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판단이 어려워진다. 그래서 본래는 SPF가 일광하에서의 안전한 시간을 얼마만큼이나 늘려줄 수 있는지를 의미하나, 결국 사람들은 자외선을 얼마나 강하게 차단하느냐는 양의 개념으로 바꾸어 이해하게 되었다.SPF 효과 비교 차트. SPF 15(약 93%)가 30에 비해 약 3%p 정도만 뒤질 뿐이고, 30과 50의 차이는 채 2%p도 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참고로 위의 수치는 차단제를 상당히 두껍게 덮어주었을 때의 수치이다. 차단제의 SPF가 높건 낮건을 떠나 일단 얇게 발라서는 절대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없다.위 표에도 나와있듯 SPF 15 이상 정도만 되도 일상생활에서 자외선 차단엔 큰 무리가 없고, 오히려 높은 수치의 SPF 지수는 사람에 따라 피부에 자극을 줄 염려도 있기 때문에 SPF 15~30을 권장하는 사람도 있다. 허나 애초에 피부 자극은 주관성이 강한 부분이고 몇 %라도 쌓이면 차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걍 SPF 50을 쓰는 게 좋다는 사람도 있다. 더 나아가 2010년대 한 연구에선 'SPF100 선크림이 SPF50 선크림보다 화상을 방지하는 데 더 효과적이다.'라는 결과도 나왔다.[9] 물론 단 하루만 시행하고 내놓은 연구 결과라 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해 보이지만, 200명가량의 사람을 이중 맹검 시험한 것이라 결과를 마냥 무시하기도 힘들다. 그러니 SPF가 높은 것을 사서 바르는 것도 나쁘진 않은 선택이다.외국에서는 SPF50 이상인 제품도 심심치 않으나 우리나라에서 최대 가능 표기는 50이다.[10] 이를 통해 SPF50을 넘기면 사실상 그 효능의 차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화장품법의 숨은 해석이 가능하다. 만약 SPF50 이상의 표기가 가능해지면 화장품 회사에서는 최대한 이 숫자를 높이기 위해 많은 자외선 차단제를 넣을 것이고 그 때문에 햇빛을 막으려다 피부 트러블에 신음하는 소비자가 더 늘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SPF50과 SPF100 에는 숫자상으로 두 배 차이가 나며 눈으로 보기에는 엄청난 차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SPF50은 UVB 차단율 98%이고 SPF100은 자외선 차단율 99%이므로 1% 차이다. 하지만 마케팅으로 이용하면 SPF50의 UVB 투과율은 2%이고 SPF100의 투과율은 1%이므로 자외선 차단 효과 2배라는 광고를 하더라도 과대 광고 처벌이 애매해 진다. 여러모로 SPF50 표기 제한이 소비자들에게는 다행인 셈.
Q. 식물이나 동물에 좋은 말만 해주면 더 건강하게 자라나요?
안녕하세요. 강상우 과학전문가입니다.농촌진흥청이 식물이 인간 행동에 대해 기체 화학물질을 통해 반응하는 현상을 포착하고 인간과 식물의 교감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그동안 해외에서 식물과 곤충 사이의 관계를 연구한 적은 있지만, 식물과 인간 사이의 화학반응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식물은 초식동물이나 곤충이 자신에게 해를 가하면 위협에 처한 정보를 다른 식물과 화학물질로 주고받는다. 이때 정보를 전달하는 화학물질을 ‘화학언어(chemical word)’라고 하는데, 대표적인 화학물질이 ‘메틸자스몬네이트(MeJA: methyljasmonate)’다.농촌진흥청은 식물이 인간 행동에 실제 반응한다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두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대상 식물은 새로 개발된 식물보다 야생종․토종 식물이 화학언어 물질을 더 많이 배출한다는 기존 연구에 착안해 선정했다.먼저 우슬, 도깨비바늘 등 종자를 퍼트리기 위해 인간을 이용하는 식물과 인간이 식용으로 이용하는 식물인 갯기름나물, 우산나물을 대상으로 사람이 식물에 가까이 접근해 입김을 내뱉었을 때 화학언어 물질이 얼마나 발생하는지를 측정했다. 그 결과, ‘우슬’과 ‘도깨비바늘’은 메틸자스몬네이트를 0.04ppb씩 배출했지만, ‘갯기름나물(0.35ppb)’과 ‘우산나물(0.36ppb)’은 이보다 약 9배 많은 메틸자스몬네이트를 배출하는 것을 확인했다.두 번째 실험은 식물에 해를 끼친 사람의 입김에서 식물의 화학언어 물질이 증가한다는 연구다. 연구진은 어린 식물을 20분간 짓이겨 죽인 사람의 입김을 받아 죽은 식물의 동료 식물이 있는 유리 공간(챔버)에 넣은 뒤 식물의 화학언어 물질 변화량과 관련 유전자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일반 사람의 입김보다 식물에 해를 끼친 사람에게서 받은 입김을 처리했을 때 식물의 화학언어 물질(메틸자스몬네이트)이 23%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특히, 대상 식물 가운데 인간이 식용으로 이용하는 갯기름나물과 토종 상추는 화학언어 물질 배출량이 26.6%, 20.0%씩 증가해 화학언어를 통해 말을 잘하는 식물로 확인됐다.메틸자스몬네이트 발생에 관여하는 유전자(JAR1, JMT)의 경우에도 식물을 짓이겨 죽인 후 받는 입김에서 각각 43%, 165% 활성이 증가했다.정명일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장은 “반려식물이 사람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람만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식물도 사람이 자신에 대해 관심이 있는지, 미워하지 않는지를 느껴야 하는데 이번 실험은 이 같은 현상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했다”며 “식물의 화학언어 물질을 정밀 분석해 사람과 반려식물 사이의 반응과 식물들 간의 해충을 쫓아내고 천적을 불러오는 동반식물 연구를 추가로 추진할 계획이다”고 전했다.한편, 이번 연구는 기존에 막연하게만 여겨온 인간과 식물의 상호작용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려는 최초의 논문이라는 점을 인정받아 올해 7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과학기술우수논문’으로 선정됐다위에 따르면 영향이 있는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