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조선 중종 10년(1515년) 8월 한양 성균관에서 치러진 과거시험의 문제는 ‘이 시대에 요순시대 같은 이상적인 정치를 하려면 먼저 무엇에 힘써야 하는가’라는 문제였다고 합니다. 문과의 생원·진사시험에 합격한 유생들을 대상으로 치르는 이 시험은 중종이 직접 문제를 냈습니다.
중종은 “공자는 ‘만일 누가 나에게 나라를 맡아 다스리게 한다면, 1년이면 그런대로 실적을 낼 것이고, 3년이면 정치적 이상을 성취할 것이다.’ 나는 부족한 덕으로 다스린 지 10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나라의 기강과 법도가 세워지지 않았다”며 다음과 같이 물었습니다. “그대가 공자라면 어떻게 나라를 다스리겠느냐.”
당시 33세의 조광조는 “전하께서는 도(道)의 실현을 정치의 목표로 삼고, 마음을 정치의 근본으로 삼으십시오. 하늘의 이치로 백성을 인도해야 합니다. 임금이 하늘의 이치를 잘 관찰해 그 도리에 따라 성실하게 일을 행한다면, 나라를 다스리는 데 무슨 어려움이 있겠습니까”라고 답을 적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