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신동진 경제·금융전문가입니다.
1991년 일본의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며 거품경제 붕괴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엔 미국, 유럽도 불황이긴 마찬가지였고, 소련은 아예 체제가 무너져 버렸기에 큰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 와중에도 일본은 1995년까진 안정적인 경제성장률을 보였기 때문이다. 1995년 기준 일본 국내총생산은 미국의 71.1% 수준으로 미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상태였다.
일본 경제에 진짜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한 건 1990년대 후반부터였다. 1997년 외환위기 등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일본 또한 어느 정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고, 이 시기에 소비세 인상까지 겹치며 일본 국민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어 내수가 얼어붙기 시작했다. 결국 1990년대부터 일본 경제는 길었던 고도 성장 시대를 마감하고 잃어버린 n년, 즉 저성장 시대에 돌입하게 되었다. 그나마 2001년 집권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신자유주의 개혁을 통해 어느 정도 불황에서 벗어나나 싶었지만, 2008년 미국발 대침체의 영향이 일본에도 불어닥치자 또다시 주저앉으며 이듬해 중국에게 세계 2위 경제대국 자리를 내어주고 말았다. 여기에 2011년엔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라는 최악의 재앙이 연달아 터지면서 일본 경제는 점점 더 수렁에 빠져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