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박순기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호족의 기원은 지방으로 낙향한 진골귀족이나 6두품 계층, 주(州) · 군(郡)의 이직자(吏職者)들, 그리고 촌의 행정을 담당한 촌주(村主)들이라 할 수 있다. 전자의 두 부류는 신라 말 고려 초에 성주(城主) · 장군(將軍)을 칭하는 대호족이 되었고, 후자는 대감(大監) · 제감(弟監)을 칭하는 소호족이 되었다.
이들은 신라 말에 새로운 세력으로 등장해 고려왕조를 성립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따라서 고려왕조 성립 후 호족들은 두 가지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었다. 하나는 중앙으로 진출해 문벌귀족화주2하게 되는 부류이고, 다른 하나는 지방에 남아 왕권강화와 더불어 향리화(鄕吏化)의 길을 걷게 되는 부류이다.
그러나 지방의 향리들도 과거 · 천거를 통해 중앙관리가 될 수 있는 길은 열려 있었다. 그러므로 고려시대 문벌귀족의 저변에도 호족의 후신인 향리의 세계가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