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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쭉한나팔새23
홀쭉한나팔새2323.04.09

아버지께서 제 통장내역, 지출기록을 보고싶어하시는데 전 이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0대 중후반 남자이고, 외동아들입니다.

아직 대학4학년 재학하며 취업 준비중입니다.

좋은 대학도 아니고 어릴 때부터 일찍이 갈고 닦을 기술을 익힐 기회도 없어서 그냥 저냥 떠밀려 수능 보고 살아온 평범한 20대 청년입니다.


아버지는 사업 계속 시도하다 안되셔서

작은 부품 공장으로 꾸준히 조금씩 생활 보태주시고

어머니도 꾸준히 맞벌이 해오셨습니다.

넉넉하진 않지만 제가 평범한 수준의 소비는 할 수 있도록 신경은 많이 써주신 것 같습니다.

(다만 부모님이 워낙 옷도 안사시고 정말 작은 돈에도 크게 신경쓰시는 모습을 보고 자라온 저는 자연스레 돈을 편하게 쓰지 못하는 성격이 됐죠 ㅎ)


몇달 전, 아버지와 제 미래 방향에 대해 가볍게 이야기하던 와중에 아버지께서 그러시더군요.

"나중에 아들 대학교때 카드든 현금이든 돈 어떻게 썼는지 그걸 아빠랑 같이 보면서 정리해보는 거 어때? 아빠는 그게 필요하다고 본다. 엄마 의견이랑은 별개로. 엄마한테는 말 안할거야."

정확한 디테일은 기억 안나지만 이런 느낌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뭐 어쩔 수 없이 소극적 동의

("음..뭐.. 그래.끄덕끄덕)를 할 수밖에 없었죠.

아직 취업 하지도 않았고 용돈 받아 쓰고 있으니까

지금 상황에선 동의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 아닐까 싶어서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은 에너지 넘치시고 저에게 요구하시는 게 많은 편이셨고 심지어 외동이었기에 저는 항상 억눌려 의견 표출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의견을 내도 항상 어떻게든 저를 당신들의 의견으로 설득하려 하셨고 저는 그때부터 대화를 점점 줄여나갔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제가 어떤 지출을 하고 어떤 소비패턴을 갖고 있는가를 아버지가 디테일한 부분까지 다 본다?

심지어 대학 4~7년치를요?

이게 장기적으로 저, 그리고 저와 아버지의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이 조금이라도 있을까요?


제가 수동적이고 흘러가는 대로 사는 성격이라면 도움 되겠죠. 아버지께서 재무 플랜 짜주시고 뭐 그거대로 대충 따라가겠죠.


그러나 저는 아쉽게도 매우 독립적이고 제 나름의 방식과 속도와 방향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분명히 제 지출에 대해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아버지와 의견 차이가 많을 것이고,

과연 그 차이가 좁혀질지,

그리고 좁혀진다 한들 애초에 그 과정 자체가 위에 언급드렸듯 도움이 될지 의문입니다.


다 큰 아들의 통장에 부모가 간섭한다는 것 자체가

아들의 인생의 주도권에 대해 전혀 존중하지 않고

인생을 주도적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모르고 하신 말씀같습니다.


그냥 주변에서 터치 하고 계속 잡아줘서 소위 안정적이고 올바른 길로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기도 하구요...

종종 예전에 주변에서 알려주던 어른이 없어서 너무 아쉽고 억울했다는 이야기를 하시는 걸로 보아

이 부분에서 저와 정반대의 생각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제발 아무도 제 삶에 대해 뭔가 왈가왈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자라왔거든요.

잘 되다가도 항상 태클 걸려서 넘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공부 하고 있는데 공부 하라고 잔소리 하는 느낌?)


글이 길었는데,

요약하면 이거네요.

"아버지께서 제 대학시절 몇년간의 지출 기록을 보시고 소비 패턴에 대해 함께 계획하는 것이 제 주도적 삶에 득이 될까요 실이 될까요?"

(참고로 취업 후라고 가정하고요.)

(경제적 안정성에 대한 이야기는 관심이 없습니다.

오직 포인트는 '제가 주도적이고 자유롭게 선택하는 삶'입니다.

제가 어디 뭐 위험한 데 함부로 돈 던지는 스타일도 아니고 누구보다 신중한 걸 아시면서도 그냥 사업 실패 이력도 있으시고 여러가지 노파심이 워낙 크셔서 그러시는 것 같아 참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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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의 개수
1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찐ISFP입니다.


    어떤부분에서 노파심이 있는지 잘 알지만

    2030의 소비패턴과 5060의 소비패턴은 확연히 다라서 서로 이해하기 힘듭니다.


    차라리 질문자님이 월 얼마를 벌고 거기서 어느정도 저축하고 소비하는지 선까지만 알려주고 안심시키는게 방법일 수 있습니다.


    또한 질문자님이 변수가있는 투자를 하지 않고 대출이력도 거의 없는걸 보여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안심이 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