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죄는 동일하게 생명을 앗아간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범행의 동기와 구체적인 경위에 따라 법적 책임의 무게가 다르게 산정될 수 있습니다. 우리 법원과 양형기준은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한 계획적 살인을 우발적 살인보다 가벌성이 높은 범죄로 분류하여 가중된 형량을 적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범행을 예고하거나 준비하는 과정에서 범죄 의사가 확고해졌다고 보아 행위자의 반사회적 성향이나 위험성을 더 엄중하게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수사기관이 CCTV 분석 등을 통해 범행 도구의 사전 준비나 이동 경로의 의도성을 확인하는 것은 피고인의 주관적 주장에 대응하여 객관적인 죄질을 규명하려는 과정이라 볼 수 있습니다.
결과의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범행의 고의성과 비난 가능성의 정도를 세밀하게 나누는 것은 책임주의 원칙에 따라 형벌의 개별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로 이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