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손상진 한의사입니다.
비트가 혈관을 깨끗하게 하고 항산화 작용이 뛰어나 고지혈증에 좋다는 말을 듣고 기대하셨을 텐데 성질이 차서 몸에 맞지 않을까 봐 걱정이 많으셨겠습니다. 한의학에서 식품의 차가운 성질은 단순히 물리적인 온도가 차갑다는 뜻이 아니라 그것을 섭취했을 때 우리 몸의 대사를 가라앉히거나 소화기를 위축시키는 고유의 기운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얼어붙은 비트를 끓여서 아무리 뜨거운 차로 마신다고 해도 비트 본연의 차가운 성질 자체가 완전히 온전하게 따뜻한 성질로 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몸이 찬 분이라고 해서 비트를 아예 드시지 못하는 것은 아니니 너무 실망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조리법과 포용하는 약재를 통해 그 차가운 기운을 충분히 중화하고 억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지고 계신 두 가지 종류 중에서는 설탕에 절인 비트보다는 말린 비트를 활용하시는 편이 훨씬 좋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생것을 말리거나 열을 가해 뽂는 과정을 거치면 거칠고 차가운 성질이 한풀 꺾이고 부드러워진다고 봅니다. 이 말린 비트를 우려낼 때 성질이 따뜻하고 소화기를 보하는 생강 한 조각이나 대추, 혹은 계피를 조금 곁들여서 함께 끓여 마시면 비트의 차가운 독성은 줄어들고 혈관을 맑게 하는 본연의 이점만 안전하게 취할 수 있습니다.
다만 비트에는 혈압을 낮추고 혈관을 확장하는 효능이 강해 평소 혈압약을 복용 중이시라면 과다 섭취 시 혈압이 너무 떨어지거나 소화기가 약해져 설사, 복통이 생길 수 있으므로 하루 한두 잔 정도로 연하게 시작해 몸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 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