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소원 소아청소년과 의사입니다.
아이가 보채고 공격적일 때, 특히 낯선 이들의 눈치까지 봐야 할 상황이면
정말 부모 된 입장에서 울고 싶기만 하죠.
진료실에서도 이런 고민을 하시는 분들을 정말 많이 만나 뵙습니다.
이럴 때 제가 주의 깊게 확인하는 건
1. <나이>입니다.
만 3-4세(지금 딱 따님 나이군요)엔 "분노발작의 시기"라는 공식 명칭까지 있습니다.
말 그대로, 분노발작....
관찰해 보시면 고함지르고 우는 아이들 대부분이 이 나이랍니다.
원인이 여러 가지 있겠지만, 소아과에선 아이들의 언어발달이 뇌의 발달만큼 따라주지 않아 답답한 마음이 커져서라고 보는 의견도 있습니다.
즉, <헬렌 켈러>를 떠오려 보시면 되는데요.
지능만큼 할 말을 잘 할 수 있지 못하니 아이가 고함치거나 소리를 지르는 걸로 표현하는 거죠.
그렇다면, 이때 보호자분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위험한 행위일 때는 꼭 붙들고 못하게 해야 하나, 가벼운 상황에서도 그렇게 하는 건 권하지 않습니다.
(꼭 붙잡는 건 아이에게 조금은 폭력적인 느낌을 받게 합니다.
위험한 상황일 때만 꼭 안아주면서 괜찮아라고 말해주시면 더 좋습니다.)
웬만한 경우 옆에서 기다려주시고
(그 자리에서 모른 채 떠나버리거나 혼자 두는 건 절대 금기입니다.)
왜 울었는지 하소연을 들어주시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기다렸다가 스스로 멈추면
꼭 안아주기를 반복하시길 바랍니다.
물론 힘드시겠지만, 아이 스스로 답답해서 오죽 힘들었을까 생각하시면서 다독여준다면
아이는 크나큰 안정감을 가지게 됩니다.
2. 어린이집이나 타인의 눈에도 아니가 비정상적으로 보채는가?입니다.
만약에 어린이집에선 너무 얌전하다거나 타인의 눈에는 매우 정상적이라는 말을 듣는다면
일단 안심하시고 이 시기가 지나길 기다리시길 권합니다.
지난번에 친구랑 패밀리레스토랑에 갔다가 나오는 길에
옆 테이블 꼬마가 지르는 소리에 힘들었다는 친구 말을 듣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옆 테이블 아기가 이쁘게 말도 잘한다고 생각했었거든요 ㅎㅎㅎ
사람들마다 민감성은 정말 다릅니다.
이럴 때는 타인의 눈으로 바라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듯합니다.
3. 만약 타인의 눈, 특히 어린이집 선생님들의 의견도 아이가 지나치게 폭력적이라고 하면
소아청소년과로 내원하셔서 진료를 받으시길 권유 드립니다.
어머니가 불안해하시는 ADHD나 기타 문제에 대해서 일반 소아과에서도 충분히 상담받으실 수 있습니다.
모쪼록 상담 내용이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며 편안한 육아 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