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정현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근대적 측량기술이 도입되기 이전 전통시대의 지도제작은 당대 과학기술의 수준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었다. 지도에서 가장 중요한 표현 요소는 산천으로 대별되는 자연적 요소와 취락, 도로, 군사시설, 건조물 등의 인문적 요소를 들 수 있다. 이중에서 산지와 하천을 그리는 것은 지도제작의 기초를 이루기 때문에 자연적 요소를 먼저 그리고 이후에 인문적 요소들을 그려 넣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삼각측량과 같은 근대적 측량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지형의 측량은 대부분 목측에 의해 이루어졌다. 높은 산에 올라가 산줄기와 물줄기의 흐름을 살펴 전체적인 형세를 파악한다. 당시에는 지금의 등고선처럼 지형의 고저를 정확하게 나타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물론 산의 높이나 하천의 너비를 재는 방식이 알려져 있었으나 지도제작에 이를 활용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는 지역의 전체적인 지세를 파악하는 데 치중하여 산줄기의 오고 감과 물줄기의 흐름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