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기준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신라의 대화랑 김유신은 신녀 천관녀와 사랑을 나누었지만 신분의 차이로 둘의 사랑은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수행을 통해 천관녀에 대한 욕망을 몰아냈다고 생각한 김유신. 그는 술자리에서 취해 정신을 놓았고 말이 무의식중인 그를 데리고 가게 됩니다.
그런데 말이 도착한 곳은 다름아닌 천관녀가 있는 신궁이었습니다. 천관녀는 그녀가 모신 신을 향해 김유신을 곁에 있게 해달라 매일 빌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때 말울음소리에 화들짝 놀라 바깥으로 나간 천관녀의 눈에 김유신이 들어왔고 애틋함에 눈물 흘렸습니다. 기쁨도 잠시, 정신이 든 김유신은 비장한 눈빛으로 칼을 번쩍 들었고 "어쩌자고 날 이리로 데려왔냐"며 말의 목을 쳤습니다.
이는 김유신의 강직함을 보인다 하지만 사실 여전히 천관녀를 사랑하고 있는 자신의 속마음을 말이 알고 있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어 그 누구에게도 들키기 싫어 말을 죽였다 볼 수 있습니다.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이지만, 당시 시대적 상황에 맞게 전쟁을 앞둔 김유신의 단호한 리더의 모습을 부각시키고자 하는 일화로 보입니다.